‘강경과 온건 사이’ 민주당 속앓이

  • 입력 2008년 6월 7일 02시 57분


“지도부 안보여” 비판에 “원내투쟁 병행” 의견도

‘서울집회에 집중’ 방침에도 의원들 참여는 저조

‘언제까지 국민 뒤만 따라다니려고 하는지….’

통합민주당이 6·4 재·보궐선거 승리에 힘입어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투쟁에 총력 대응하기로 했는데도 의원들의 참여가 적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전국을 돌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할 예정이었으나 7일 부산 경남, 9일 대전 충남 집회를 취소하고 당력을 5일부터 서울 청계광장과 시청 앞에서 열린 ‘72시간 촛불 문화제’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방 순회 집회를 취소한 것은 의원들이 분산되는 데다 참여 인원도 적어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 대규모 군중집회가 예정된 6·10민주항쟁 기념일까지 최대한 동력을 끌어 모아 쇠고기 정국의 일대 분수령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5일 서울시청 앞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은 81명 중 불과 20여 명에 그쳤으며 6일에도 30명 안팎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안에서는 집회 최전선에 뛰어들지 않는 당 지도부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정부 여당에 맞서 싸워야 할 야당 지도부는 간 곳 없고, 시민들이 대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면서 “이 정도 민심을 확인했다면 당 대표가 물대포를 맞고 연행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도부를 비난했다.

한편 당 내부에서는 국회 등원을 촉구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원내투쟁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4일 원혜영 원내대표단이 인사차 동교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가 야당 하면서 원내에 등원 안 하고 성공한 적이 없다. 국회에서 장관, 총리 불러다가 답변도 듣고 따져야 국민이 야당이 필요하다고 보아 밀어주자고 생각하게 된다”면서 등원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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