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친박 환지본처… 빠를수록 좋다”

당-정-청 관계 복원은…
한나라당 홍준표 차기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임태희 차기 정책위의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이 2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당-정-청 관계 복원 등 현안에 대한 생각을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 이르면 내일 박근혜 前대표와 회동

“원래 있던 사람만…” 선별 복당 뜻 밝혀

“李-朴에 기댄 차명정치는 비열” 비판도

한나라당 차기 원내대표인 홍준표 의원은 25일 “한나라당에서 가장 나쁜 풍조가 차명(借名)정치다. 차명정치는 비겁하고 비열한 행위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이름을 빌려 정치하는 인사’들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이명박 대통령하고 만났다고 뉴스에 출연해 대통령과 동격인 것처럼 말하고, 이상득 부의장과 박 전 대표 이름을 빌려서 정치적 생존을 도모하는 것은 비겁하고 비열한 정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기 스스로 실력과 능력으로 자리매김해야지, 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자기의 위상을 높이고 뉴스의 초점이 되어보겠다고 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그런 사람들을 눈여겨보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르면 27일 박근혜 전 대표와 만나 친박 복당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어 복당과 관련한 대상과 절차, 시기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내 친박 진영도 친박연대 일부를 제외한 복당을 허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주가 친박 복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25일 기자들에게 “박 전 대표와 이번 주 중에 만나기로 했다”며 “그동안 친박 무소속 연대, 친박연대를 모두 만났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친박 복당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해 ‘환지본처(還之本處)’라는 말로 대신했다. 금강경에 나오는 이 말은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다’는 내용. 복당 시기에 대해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복당과 입당은 분리해야 한다”고 밝혀 친박연대 중 일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홍 의원은 “원래 한나라당에 있다가 떨어진 사람을 복당시키는 게 복당이다. 박 전 대표도 그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18대 총선 공천 신청자로 대상을 한정하겠다는 ‘선별복당’ 방침을 밝혔다.

당내 친박 당선자들도 최근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양정례 당선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 복당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박 전 대표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에게 “서 대표가 비켜서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나 박 전 대표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홍 의원 등 당 지도부가 제시한 선별복당 대상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동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