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韓美정상 어깨동무, 달라진 양국관계 상징”

  • 입력 2008년 4월 26일 02시 58분


이태식(사진) 주미대사는 25일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어깨동무하면서 환하게 웃는 한 장의 사진이 달라진 한미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 중인 이 대사는 이날 서울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악관 인사들이 대단히 성공적(exceptionally successful)이었다고 얘기하고 부시 대통령도 무척 만족해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무현 정부 때 주미대사에 임명됐던 그는 ‘노무현 정부 때는 한미동맹이 훼손됐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과거에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어깨동무하는 양 정상의 사진이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이 대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 의회 연내 비준 가능성에 대해 “쇠고기는 한미 FTA와 상관이 없었는데 양측의 잘못으로 쇠고기가 FTA 해결에 큰 걸림돌이 되어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 민주당은 FTA에 소극적이고 대선을 앞둔 민주당 대선 후보는 FTA에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며 “두 가지 파고를 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2년 제2차 핵 위기 때 외교통상부 차관보였던 이 대사는 미국이 핵 위기의 뇌관이 됐던 고농축우라늄(HEU) 관련 정보를 북한에 정식으로 제시하기 전에 우리 측에 미리 설명했다는 점을 밝혔다.

이 대사는 “2002년 8월 하순 존 볼턴 당시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이 방한해 내 방을 찾아 HEU 정보를 우리에게 제시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당시 미 대통령 특사가 방북해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에게 HEU 정보를 제시하면서 이른바 ‘HEU 파문’이 촉발된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그보다 한 달 이상 빨리 한국 정부에 관련 정보를 제시한 것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