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일 달래기 대신 이명박 지원을”

  • 입력 2008년 4월 21일 02시 54분


“미국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 북-미 간의 어떤 합의도 반드시 한국 정부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이례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미 행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일간지 새너제이머큐리뉴스 16일자에 ‘우리는 반드시 동맹국 한국을 지지해야 한다’는 제목의 특별 기고문을 실었다.

“58년 전 미국은 한반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얼어붙은 전장에서 싸웠고 3만6000명이 희생됐다. 그들 중 많은 사람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갓 돌아오자마자 다시 부름을 받은 예비군이었다. 많은 이가 ‘왜 미국이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의 분쟁에 끌려들어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회의론자들은 ‘한국이 민주주의를 할 능력이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처럼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의 역사를 회고한 매케인 의원은 “그러나 오늘날 그런 질문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활력에 찬 민주주의 국가로서 12번째 경제대국이며 전 세계의 자유를 지키는 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미국은 우방 한국에 감사해야 한다.”

이어 매케인 의원은 “그러나 북한의 상황은 끔찍하다”며 “미국 대통령이 ‘조건 없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는 김정일이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지도, 주민들에 대한 가혹한 행위를 종식시키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독재자와도 만나 대화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의 공약을 겨냥한 대목이다.

매케인 의원은 “이 대통령은 북한 주민을 돕고 남북 화해를 촉진하되 비핵화와 인권, 탈북자 문제에 관한 한 충분한 상호주의를 기대하고 있지만 예상한 대로 북한은 그런 조건들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과의 어떤 동의도 반드시 한국 일본과 충분하고 밀접한 협의를 거친 뒤 이뤄져야 한다. 민주주의 동맹들과의 단합된 전선이 필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케인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이 대통령의 방미는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준다”며 “(그러나) 민주당 후보들은 단기적 정치적 이해관계를 장기적 국익보다 앞세워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과 윗세대가 자신들의 생명을 희생해가며 추구한 원칙들은 우리에게 대통령급의 북한 방문으로 김정일을 달래는 대신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우방과 단결된 전선을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글을 맺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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