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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8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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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나라당이 과반을 가까스로 넘긴 의석을 확보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소선거구제로 실시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5번의 총선 결과 탄핵 역풍이 거셌던 2004년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얻어 유일하게 여대야소를 만들었지만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도 한나라당이 150대 초반의 의석을 얻고 통합민주당이 100석에 근접할 경우 여야의 정치적 승패를 분명히 가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여야 간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이 다른 야당들과 공조해 여권을 견제하려 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한나라당은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다수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에 개혁 법안 처리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안정 과반수’ 의석을 얻는다면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압승한 여세를 몰아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내 정치적 환경도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안정 과반수 목표치로 168석을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157석이면 비(非)한나라당 142석과의 차이가 15석이 돼 모든 상임위에서 최소한 야당보다 1명 이상 많게 배치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안정 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경우 민주당은 100석에 크게 미달할 가능성이 커 독자적 견제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민주당은 책임론과 당권 투쟁에 휘말리고 정치노선에 따라 분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140대 의석에 머물러 과반 확보에 실패하고 민주당이 100석 이상을 얻게 되면 한나라당은 국정 주도권을 상실하는 반면 민주당은 확실한 견제세력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나라당은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무소속 또는 군소정당 당선자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자유선진당이나 친박연대 등 캐스팅보트를 쥔 정당의 몸값이 높아지는 구도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