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몇개 차이 ‘4·9 이후’ 가른다

  • 입력 2008년 4월 8일 02시 53분


주인 기다리는 금배지18대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주어질 금배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의 한 업체에서 제작 중인 금도금 배지는 선거 하루 전날인 8일 국회 사무처에 납품된다. 납품단가는 개당 1만9500원. 변영욱 기자
주인 기다리는 금배지
18대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주어질 금배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의 한 업체에서 제작 중인 금도금 배지는 선거 하루 전날인 8일 국회 사무처에 납품된다. 납품단가는 개당 1만9500원. 변영욱 기자
《4·9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7일 여야 정치권은 총선 결과 못지않게 총선 이후 정국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각각 몇 석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여권의 정국 장악력이 달라질 수 있고, 당내 갈등 촉발 및 정계 구도 변화까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245개 지역구 중 여론조사 공개 시한인 2일까지 실시된 조사에서 경합 지역이 70여 곳이나 되기 때문에 정당별 의석수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지만 몇 가지 예상 시나리오를 상정해 볼 수 있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변영욱 기자

우선 한나라당이 과반을 가까스로 넘긴 의석을 확보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소선거구제로 실시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5번의 총선 결과 탄핵 역풍이 거셌던 2004년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얻어 유일하게 여대야소를 만들었지만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도 한나라당이 150대 초반의 의석을 얻고 통합민주당이 100석에 근접할 경우 여야의 정치적 승패를 분명히 가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여야 간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이 다른 야당들과 공조해 여권을 견제하려 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한나라당은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다수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에 개혁 법안 처리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안정 과반수’ 의석을 얻는다면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압승한 여세를 몰아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내 정치적 환경도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안정 과반수 목표치로 168석을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157석이면 비(非)한나라당 142석과의 차이가 15석이 돼 모든 상임위에서 최소한 야당보다 1명 이상 많게 배치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안정 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경우 민주당은 100석에 크게 미달할 가능성이 커 독자적 견제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민주당은 책임론과 당권 투쟁에 휘말리고 정치노선에 따라 분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140대 의석에 머물러 과반 확보에 실패하고 민주당이 100석 이상을 얻게 되면 한나라당은 국정 주도권을 상실하는 반면 민주당은 확실한 견제세력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나라당은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무소속 또는 군소정당 당선자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자유선진당이나 친박연대 등 캐스팅보트를 쥔 정당의 몸값이 높아지는 구도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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