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을 후보단일화 심도있게 검토할 것”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비례대표 선정 시 계파 안배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 “옛 민주당 측에 어느 정도 배려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지원 전 비서실장, 김홍업 의원을 지원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국가의 원로 지도자들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총선 공천=손 대표는 비례대표 선정 결과에 대해 “지역구 공천이 경쟁력과 쇄신이라는 틀 속에서 하다 보니 옛 민주당 출신이 충분히 공천받지 못했다”면서 “(이 때문에) 비례대표 선정에서 옛 민주당 측에 어느 정도 배려를 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문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내가) 아는 사람을 추천하지 않았나 하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나중에 기회 있다면 말하겠는데 불가피하게 그렇게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영입에 대해 “사람이기 때문에 정치권과 당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든가 하는 점에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사심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심위 입장을 존중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24일 탈당한 신계륜 전 사무총장의 지역구에 민주당 후보를 낸 것에 대해 “수족처럼 일하던 사람이 공천을 못 받고 (당을) 나가 죽음의 길로 가는데 어떻게 돌 던지는 일(공천)을 할 수 있겠느냐. 그러나 당 대표로서 당의 대의명분이 중요해 통절한 마음으로 공천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새로운 사람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을 잘 안다”면서 “지금 민주당은 실신상태에서 겨우 산소호흡기를 떼어낸 상태다. 산소호흡기를 물고 있을 때는 공천심사를 받으려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DJ 발언=손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공천 관련 발언에 대해 “국가 원로 지도자들이 선거에 직접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국민에게 비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실장, 김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국민이 그런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려고 하는 의지를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박 전 실장, 김 의원의 당선 후 복당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그런 얘기를 하기는 이르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는 여전히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데 대해서는 “과거 정부의 문제점과 정책 실패가 (여전히) 뿌리 깊고 (아직도) 부정적 정치 이미지가 쌓여 있다”면서 “(당이) 새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외치기는 이르지만 조금씩 손발을 다 자르면서도 앞으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연고가 없는 서울 종로 출마에 대해서는 “총선은 각 지역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지만 정치적 의미가 있을 때는 전략적 투입도 한다”면서 “국민이 야당의 역할을 인정해 줄 것인지 심판받기 위해 정치 1번지라는 종로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출마한 서울 은평을 지역구의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면서 “심도 있게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