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옛 민주계 비례대표 배려한 건 사실”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손학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DJ 겨냥 “국가원로 신중한 자세 보였으면”

“은평을 후보단일화 심도있게 검토할 것”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비례대표 선정 시 계파 안배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 “옛 민주당 측에 어느 정도 배려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지원 전 비서실장, 김홍업 의원을 지원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국가의 원로 지도자들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총선 공천=손 대표는 비례대표 선정 결과에 대해 “지역구 공천이 경쟁력과 쇄신이라는 틀 속에서 하다 보니 옛 민주당 출신이 충분히 공천받지 못했다”면서 “(이 때문에) 비례대표 선정에서 옛 민주당 측에 어느 정도 배려를 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문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내가) 아는 사람을 추천하지 않았나 하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나중에 기회 있다면 말하겠는데 불가피하게 그렇게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영입에 대해 “사람이기 때문에 정치권과 당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든가 하는 점에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사심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심위 입장을 존중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24일 탈당한 신계륜 전 사무총장의 지역구에 민주당 후보를 낸 것에 대해 “수족처럼 일하던 사람이 공천을 못 받고 (당을) 나가 죽음의 길로 가는데 어떻게 돌 던지는 일(공천)을 할 수 있겠느냐. 그러나 당 대표로서 당의 대의명분이 중요해 통절한 마음으로 공천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새로운 사람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을 잘 안다”면서 “지금 민주당은 실신상태에서 겨우 산소호흡기를 떼어낸 상태다. 산소호흡기를 물고 있을 때는 공천심사를 받으려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DJ 발언=손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공천 관련 발언에 대해 “국가 원로 지도자들이 선거에 직접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국민에게 비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실장, 김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국민이 그런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려고 하는 의지를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박 전 실장, 김 의원의 당선 후 복당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그런 얘기를 하기는 이르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는 여전히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데 대해서는 “과거 정부의 문제점과 정책 실패가 (여전히) 뿌리 깊고 (아직도) 부정적 정치 이미지가 쌓여 있다”면서 “(당이) 새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외치기는 이르지만 조금씩 손발을 다 자르면서도 앞으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연고가 없는 서울 종로 출마에 대해서는 “총선은 각 지역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지만 정치적 의미가 있을 때는 전략적 투입도 한다”면서 “국민이 야당의 역할을 인정해 줄 것인지 심판받기 위해 정치 1번지라는 종로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출마한 서울 은평을 지역구의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면서 “심도 있게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