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은 어디로…“어느쪽도 지원 안할것… 내주 태도 결정”

  • 입력 2008년 3월 21일 02시 58분


黨후보 돕자니 탈당 친박 울고… 탈당 친박 돕자니 黨이 울고

4월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사진) 전 한나라당 대표의 선택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선거 때마다 현장을 누비며 한나라당의 승리를 이끌어온 박 전 대표의 지원 유세 여부가 과반 의석 확보라는 당의 목표와 미묘한 함수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친박 공천 탈락자들이 ‘친박 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 등 ‘박근혜 브랜드’로 한나라당 후보와 경쟁할 태세여서 당에 남아 있는 박 전 대표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열린 ‘18대 한나라당 공천자 대회’에 참석하지 않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 머물렀다. 이날 열린 친박 의원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불참했다.

그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동지들을 잃고 이명박 대통령과의 신뢰까지 깨진 상황 속에서도 힘겹게 당을 지키고 있다”며 “다음 주 중반이면 총선에 대한 태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25일경 지역구인 대구 달성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투표일인 4월 9일까지 별다른 일정도 없는 상태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유정복 의원은 “지금은 박 전 대표가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고 태도를 정리해 나가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주변에서는 “‘친박 브랜드’로 싸울 동지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총선이 끝날 때까지 지원유세를 하지 않고 ‘침묵시위’를 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 전 대표 측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박 전 대표의 대구행과 관련해 “원칙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가 악법도 법이라고 생각해 당에 남아 최소한의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도 “친박 출마자를 지원하거나, 접전지의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최근의 상처를 감안하면 당 차원에서 활동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친박 출마자만 도울 수도 없기 때문에 결국 지원유세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표에게 총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중책을 맡기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친박 연대를 비판하면 박 전 대표를 자극할 수 있다. 가급적 자제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전 대표를 유세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청와대 정무라인이 움직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박재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통화에서 “공천은 당에서 한 일이기 때문에 세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그 문제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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