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살아서 돌아와 달라”

“사적 감정으로 표적공천”…탈락 親朴의원 8명 만나 위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김무성 최고위원을 포함해 측근들이 탈락한 영남권 공천 결과에 강력히 반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공천 결과에 대해 “그저께 이야기했듯이 이번 공천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며 사적 감정을 가지고 표적 공천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정현 공보특보가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또 공천에서 탈락한 유기준 의원과의 통화에서 “살아서 돌아와 달라”고 말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김 최고위원 등 영남권 탈락 의원 8명과 만나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다. 정말 미안하다”고 위로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수도권 공천 결과에 대해 언급했을 때보다) 공천이 더 잘못되고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이날 박 전 대표 측 탈락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식당에서 서청원 전 대표 주재로 오찬 모임을 열고 향후 행보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박 전 대표 경선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홍사덕 전 의원도 참석했다.

참석 의원들은 “총기 난사 공천이다”, “특정 계파 졸병들을 모아 놓고 개혁 공천 운운하느냐”, “이런 공천으로는 식물 대통령이 탄생한다”며 흥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자유선진당과의 선거 연대 방안 등에 대해 협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힘을 실어주지 않을 경우 이들의 단체행동도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유 의원에게 ‘살아서 돌아오라’고 말한 것으로 볼 때 탈당 의사는 없다는 추론이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서울 강남권 등 남은 공천 결과를 지켜본 뒤 태도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