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장관들, 서민에 상처줘 염려”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6분


한승수 국무총리(왼쪽)가 6일 서울 명동성당 주교관으로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하고 국정 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연합뉴스
한승수 국무총리(왼쪽)가 6일 서울 명동성당 주교관으로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하고 국정 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연합뉴스
정진석 추기경은 6일 한승수 국무총리의 예방을 받고 “(새 정부) 장관들의 인선 과정에서 가난한 사람과 서민들이 듣기에 상처를 받을 수 있는 표현이 간혹 나와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한 총리와 만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라고 해도 가난한 사람,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도 있기 때문에 국무위원 모두가 불우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상처를 안 입는 표현을 해서 국민 마음을 다독일 수 있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추기경은 또 “듣기 좋은 말은 기억을 잘 하지 않고, 듣기 거북한 말은 오래 기억하는 게 사람의 심리다. 표현에 신경을 써 달라”며 새 정부 인사들에게 ‘말조심’을 재차 당부했다.

그는 이어 “통치자는 100m 달리기 선수가 아니라 마라톤 선수다. 국민을 위해 성실하게 임해 달라”고 조언했다.

이에 한 총리는 “각별히 유념하고 조심하겠다.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국정을 운영하고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직자의 표상이 청백리인 만큼 깨끗한 내각이 되겠다.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지만 내각에 들어왔으니 깨끗하게 처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또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뒤처진 분들에 대해서는 각별한 배려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정 추기경에 이어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 신학대로 가 김수환 추기경을 비공개 예방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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