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부정부패 고위간부 잇단 경질

  • 입력 2008년 2월 10일 02시 52분


평양의 설 풍경 설날인 7일 평양의 중심부인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민속놀이 경연대회에서 한 중학생이 연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북한은 광복 후부터 양력설을 설날로 여겨 왔으나 2003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음력설을 양력설보다 더 크게 지내라”는 지시를 내린 후 음력설을 설날로 정했다. 올해는 7일부터 나흘간 쉰다. 평양=로이터 연합뉴스
평양의 설 풍경 설날인 7일 평양의 중심부인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민속놀이 경연대회에서 한 중학생이 연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북한은 광복 후부터 양력설을 설날로 여겨 왔으나 2003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음력설을 양력설보다 더 크게 지내라”는 지시를 내린 후 음력설을 설날로 정했다. 올해는 7일부터 나흘간 쉰다. 평양=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자금관리 부서인 ‘조선노동당 39호실’ 산하 조직의 고위 간부가 약 140만 달러(약 13억 원)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가을 경질됐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간부가 미국이 동결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자금을 유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북한 정권에 가까운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경질된 인사는 39호실의 대외거래를 담당하는 ‘조선대성(大聖)총국’의 총국장이다. 이 총국장은 총국의 활동자금을 횡령하거나 해외주재원에게 편의를 봐준 대가로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국장은 BDA은행에 있던 39호실 관련 자금을 관리하는 한편 이 은행에 자신의 예금계좌도 개설했다. 그가 자금관리를 위해 아내를 마카오에 자주 보낸 것이 북한 당국에 포착돼 공금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총국장은 당내 유력자로 김 위원장과도 만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고위 간부다.

조선노동당 39호실은 김 위원장이 권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1974년 자신의 직속으로 창설한 외화획득기관이며 산하 조직인 총국은 무역회사 등 11개 기업을 두고 외화 획득을 담당해 왔다.

한 북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에 직결되는 자금을 횡령한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행위”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한국과의 경제협력사업을 총괄하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교류국장도 지난달 경질됐다. 그는 한국 측과 협상 과정에서 쉽게 양보하거나 정보를 흘려준 의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내 재해보험을 취급하는 ‘대외보험총국’의 간부와 경제 관련 국장급 간부 4, 5명도 경질 등 인사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최근 부패 간부의 처분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는 북한이 대외관계를 개선하고 외자 유입에 대비해 북한 내부에 대한 단속에 나선 것이라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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