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친박(親朴) 세력, 'BBK 의혹'에 흔들리나

  • 입력 2007년 11월 23일 17시 50분


코멘트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BBK 관련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이 이로 인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특히 친박 일각에서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BBK 의혹을 계기로 친박 인사들이 이회창 후보로 이탈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친박 성향 김용갑 의원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과 관련된 공방이 의혹을 도리어 증폭시키고 있다. 이 후보가 지금처럼 '위조·조작이다'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국민의 마음을 계속 붙잡아 두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BBK 진실 공방에서 한나라당 주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 후보가 마치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좌파 정권 교체를 기대하는 국민이나 당원들은 혼돈에 빠져있다. 이 후보는 지금이라도 고해성사하는 심정으로 당당하게 밝히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난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위해 전국 규모로 결성된 조직으로 알려진 '파랑새단'측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회원 1500여명이 25일 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랑새단'은 현재 전국적으로 2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훈 기획단장은 자료에서 "더 이상 박 전 대표와 한나라당이 부도덕한 이명박 후보의 볼모로 잡혀있어서는 안된다"면서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하는 것이 '정도'라는 점에서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것이 정도에 어긋나지 않음을 간곡하게 요구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박 전 대표 지지세력들이 먼저 이회창 후보 지지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나 친박 의원들과 상의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박 전 대표나 국회의원들은 모두 정치적 부담이 있는 만큼 배제했다. 캠프 실무자와 각 지역에서 활동했던 민초들이 앞장선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움직이면 당내 몇 몇 국회의원들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다수 친박 의원들은 이같은 행동이 박 전 대표의 의중으로 읽히거나, 또는 친박 인사 전체의 뜻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친박 의원들의 대변인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파랑새단의 지지 선언은 박 전 대표나 친박 의원들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다"면서 "파랑새단은 정치 지망생들의 모임으로, 이번 지지 선언은 그 분들의 자발적 의지의 표현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 친박 의원도 "김 의원의 행동은 개인 성향에 따른 것이고, '파랑새단'은 의원들하고는 상관없는 실무자들의 모임에 불과하다"면서 "다른 (친박) 의원들은 불안해 하는 정도지,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움직임이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친박 의원은 '파랑새단'의 지지 움직임이 친박 의원들이 움직이는 데 신호탄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커지는 만큼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국회의원이고 (캠프) 실무진이고 간에 이번 일은 그들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의견을 달리했다.

이 의원은 "최근 상황을 보면서 '어찌 해야 하나'라는 근본적 고민이 많아지고, 경선 때 가졌던 자질에 대한 의문이 되살아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