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김경준은 불발탄일 뿐” “진실의 날이 오니 패닉상태”

  • 입력 200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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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김씨가 말한 자료 진본은 우리가 보유”

신당 측, 李후보 세무조사 촉구 국세청 앞 농성

昌 “뭔가 있으면 밝히고 없으면 억울한 일 없게”

19일에도 정치권의 화제는 온통 ‘BBK와 김경준’이었다. 검찰의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보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에 힘을 집중했으나 한나라당은 ‘꿀릴 것 없다’며 정면돌파 전략을 선택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총공세=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 50% 이상이 BBK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한다. 이명박 후보는 50% 넘는 국민이 적으로 보이는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BBK 진실의 날’이 다가오자 한나라당이 정신적 패닉에 빠져 ‘국가와의 전쟁’이란 망언을 내놓고 있다”며 “비리 보호를 위한 전쟁에 나라를 희생시켜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자녀의 위장취업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대통합민주신당 강기정 의원은 서울 종로구 국세청사 앞에서 이 문제와 이 후보의 탈세 의혹에 대한 세무조사를 요구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이회창 측 “이 후보 양심선언하라”=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이날 경남 마산시를 방문해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전국이 난리를 떨고 국가가 발칵 뒤집힐 것처럼 그러는데 검찰은 조사를 빨리 하라”고 촉구했다. 이 전 총재는 “뭔가 있으면 밝혀서 속 시원하게 털어내고, 그런 게 없다면 이명박 후보가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 측 이혜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은 국민과 역사 앞에 양심선언하고 다시 출발하라”며 “BBK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민란’이니 ‘희대의 사기꾼’이니 하는 감정적 언사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김씨 서류 진본과 다르다”=이 같은 공세에 한나라당도 강하게 맞섰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범여권은) 이 사건이 폭발물인 것처럼 잔뜩 터뜨리고 있는데 우리는 불발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검찰이) 모든 사건을 양심에 따라 처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사안들을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일부러 흘린다든지 왜곡되게 전파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검찰을 겨냥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1차 검증이 됐고, 이후에도 당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했지만 문제될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19일 당 관계자들에게 “정상적인 검찰 조사에 당당하게 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클린정치위 소속 고승덕 변호사는 “김경준이 이면계약서 운운하는데 진본은 우리가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진본을 너무 빨리 공개할 경우 김 씨가 위조전문 기술을 갖고 있고, 또 다른 조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시기를)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씨가 주장하는 이면계약서로 추정되는 서류의 일부를 일부 언론이 보도했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진본 계약서와는 표지의 글씨체, 계약서 장수, 서명 위치 등이 다르다”며 서류 위조 가능성을 제기했다. 예를 들어 진본 계약서는 18쪽인데 이면계약서라는 서류는 30쪽이라는 것. 나 대변인은 “무엇보다 진본 계약서에는 이명박 후보가 BBK 실소유주라는 대목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촬영: 원대연 기자


▲ 동영상 촬영 :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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