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귀국… 정치권 공방

  • 입력 2007년 11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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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개혁안 발표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왼쪽)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 3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집권하면 정부 조직을 통합 재편해 슬림화하고 공무원 수는 현재 95만 명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승 기자
공공부문 개혁안 발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왼쪽)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 3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집권하면 정부 조직을 통합 재편해 슬림화하고 공무원 수는 현재 95만 명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승 기자
김경준 송환 관련 대책 논의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와 박병석 지병문 의원(오른쪽부터)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송환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며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준 송환 관련 대책 논의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와 박병석 지병문 의원(오른쪽부터)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송환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며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 “사기범이 대선 좌지우지하는 코미디”

신당 “탈세한 대통령이 세금 내라 할수있나”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가 16일 국내로 송환되면서 정치권이 사활을 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범여권과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부터 회의를 거듭하며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김 씨의 송환을 기다렸다는 듯이 전면 공세에 나섰고, 한나라당은 긴장하는 분위기 속에 범여권의 정치공작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 대통합민주신당 “드디어 왔다”

대통합민주신당은 BBK 사건이 대선 역전승의 ‘마지막 희망’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날도 관련 의혹을 증폭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아침부터 대변인과 부대변인이 총동원돼 논평과 브리핑을 내는 등 공세에 열을 올렸다.

최재성 원내 대변인, 김현미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김종률 BBK 사건 진실규명대책위원회 소속 의원 등은 돌아가며 국회 기자회견장을 방문해 논평과 브리핑 릴레이를 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검찰과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우냐”며 “땅투기 위장취업 탈세 주가조작 횡령에 연루된 대통령이 어떻게 성실하게 법을 지키고 세금을 내며 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종률 의원은 “한나라당 당규에 ‘검찰에 기소될 경우 당원권이 정지된다’는 조항이 있다”며 “이명박 후보가 기소되면 당연히 한나라당 후보 자격을 상실하며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당선 무효”라고 주장했다.


▲ 동영상 촬영 : 이종승 기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대구를 방문해 “교회 장로인 이 후보는 성경에 손을 얹고 진실을 고백하고 증언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법적 정치적 책임과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당당하게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 정치에서 가장 치명적 오명은 ‘거짓말쟁이’로, 거짓말쟁이는 정치 인생의 끝을 의미한다. 진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이 후보 자신으로, 지금이 진실을 밝힐 마지막 순간이며 거짓말로 일관해 왔다면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또 수사 기간 서울중앙지검 근처에 임시 상황실을 마련해 실시간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 진실규명대책위원회 소속 정봉주 정성호 의원 등이 이곳에 머물며 검찰의 수사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검찰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도 할 계획이다.


▲ 동영상 촬영 : 이종승 기자


▲ 동영상 촬영 : 이종승 기자

○ 한나라당 “공정한 수사한다면 자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부터 전략기획조정회의 주요당직자회의 클린정치위원회 등을 잇달아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범여권이 김 씨 귀국의 배후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하는 동시에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쓸 계획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사기 범죄자인 김 씨가 대선을 좌지우지하는 코미디를 연출해서야 되겠느냐”며 “김 씨가 이 시점에 6년 만에 귀국해 처벌받겠다는 이유가 이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한 것이라는 게 드러나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동영상 촬영 : 이종승 기자

당 클린정치위원회의 오찬 회의에 참석한 이 후보는 전날 월정사 정념 스님에게서 받은 탄허 큰스님의 생전 글귀 ‘천하무이도 성인무양심(天下無二道 聖人無兩心·하늘 아래 두 길이 없고 성인에게는 두 마음이 없다)’을 소개하며 각오를 다졌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후보는 또 이날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성공대장정 서울대회’에서 “이제 남은 하나의 난관도 우리를 쓰러뜨리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를 쓰러뜨리려는 그들이 넘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경선 당시 BBK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대변인 이혜훈 의원 등에게 운동화를 선물하며 직접 끈을 묶어 주기도 했다.


▲ 동영상 촬영 : 이종승 기자

홍준표 당 클린정치위원장은 “2002년과 달리 이번에는 검찰이 공작의 주체가 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검찰이 다른 마음을 먹으면 사생결단의 각오로 싸우겠다. 이미 법적 정치적 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의 검찰 출두 가능성에 대해 “유력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 소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각에서 기소 시 후보 자격 박탈을 운운하는데 그건 확정판결이 났을 때 얘기”라고 일축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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