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만들려면 시간없어…무소속땐 기호 밀려 모양새가…

  • 입력 2007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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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없어…

신당 만들려면 늦어도 이번주 말 시작해 19일까지는 끝내야

모양새가…

무소속땐 기호 밀려… 국중당 연대는 ‘충청후보’ 이미지 우려

■ 후보등록 20여일 앞… 이회창 어느 길 선택할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2월 19일 대선에 출마한다면 어떤 수순을 밟을까.

무소속 출마설부터 기존 정당과의 연대설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지만 대선 후보 등록일(11월 25, 26일)까지의 촉박한 일정과 정계은퇴 약속 파기에 따른 부담 때문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소속 출마 및 네트워크 형성=이 전 총재가 이번 주 중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우선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무소속 출마는 모양새도 좋지 않고 지지세력을 규합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면 5개 시도에서 2500∼5000명의 후보 추천을 받으면 된다. 이 경우 이 전 총재의 후보 기호는 한참 뒤로 밀린다. 대선 후보 기호는 △의석을 가진 정당의 의석수에 따라 1번부터 배정되고 △이어 의석이 없는 정당명 가나다순 △마지막으로 무소속 후보자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배정된다.

이 전 총재 측은 좌파정권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정통 보수세력이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전 총재는 보수 성향의 학계 인사, 시민사회단체들과 보수연합 결성을 제의해 온 심대평 국민중심당, 정근모 참주인연합당 후보 측이 모두 결집하는 네트워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수정당의 본류이자 이 전 총재 본인이 창당한 한나라당을 제외한 보수연합은 구실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신당 창당=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창당은 대선 후보 등록 1주일 전까지 마쳐야 한다. 선관위의 신당 등록 심사에 보통 1주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창당을 위해서는 최소 5개 시도에 걸쳐 시도당을 만들고, 중앙당 창당대회를 해야 한다. 시도당 대회는 하루에 동시에 할 수도 있으나 중앙당 창당대회를 하기 5일 전에 신문에 공고를 해야 한다. 이런 일정을 감안해 역산하면 대략 11월 10일부터는 시도당 창당을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으나 기존 정당의 공천을 받기 어려운 ‘정치 예비군’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이들을 모아 신당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긴 하지만 세를 형성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중심당 후보로?=심대평 후보가 이 전 총재에게 정치적 연대를 제의하면서 여의도 정가에 돌고 있는 시나리오. 충남 예산이 고향인 이 전 총재가 대전 충청을 기반으로 한 국중당 후보로 나서려면 심 후보가 사퇴하고 대신 이 전 총재를 후보로 추대하는 절차만 밟으면 된다.

최근 국중당 정진석 의원이 이 전 총재와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전 총재 측은 “충청도 주자로 인식될 수 있는데 스스로 입지를 좁힐 이유가 뭐가 있느냐”며 부정적 견해를 표시했다.

▽선거 전 포기=이 전 총재가 출마를 선언하고 싸움에 뛰어들지만 보수세력의 분열을 막기 위해 막판에 도전을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12월 초순까지도 40%를 웃돌고 범여권은 오히려 단일화를 통한 세력 결집에 성공해 단일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할 경우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이 전 총재가 중도하차하는 것이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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