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내부서 대통령 NLL발언과 다른 목소리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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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방한계선(NLL)은 ‘해상영토선’이라는 한국국방연구원(KIDA) 김충배(예비역 중장·사진) 원장의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되는 의견이 군 내부에서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KIDA는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이다.

김 원장은 17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KIDA 책임연구원인 서주석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의 NLL 관련 언론기고 논란에 대한 답변에서 “NLL이 해상경계선이자 해상영토선이라는 것은 KIDA 전체 연구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서 연구원은 8월 한겨레신문에 ‘NLL이 영해선을 의미한다고 하면 위헌적 주장이 된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이 ‘서 연구원이 내부 절차를 무시한 채 언론기고를 했는데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고 따지자 김 원장은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을 사견임을 내세워 기고한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또 ‘(서 연구원이) 청와대에서 왔다고 봐줬느냐’는 질의에 김 원장은 “더 높은 데서 왔다고 해도 원칙과 소신으로 처리할 것이다. (서 씨가) 괘씸하게 보인다”고 답변했다.

김 원장의 NLL 발언 파장이 확산되자 KIDA 측은 해명 자료를 통해 “NLL은 군이 50여 년간 확고하게 지켜 온 실질적 해상경계선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육사 26기 출신으로 현역 시절부터 소신파로 불리는 김 원장이 최근 NLL 논란에 불편한 속내를 표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에서도 북한이 국방부의 공식 견해보다 훨씬 많은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김 원장의 발언은 NLL의 영토 개념을 부정하는 군 통수권자의 인식이 잘못됐다는 군내 지배적인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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