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은 사시 19회서?

  • 입력 2007년 10월 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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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명 검찰총장의 후임 인선을 둘러싼 물밑 논의가 한창이다.

3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새 총장 내정자는 이달 중순에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음 달 23일 정 총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새 총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등 일정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끝내고 4일 돌아오면 다음 주부터 총장 인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한때 검토했던 ‘총장 대행체제’ 방안을 접고 2년 임기의 총장을 지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법시험 17회인 정 총장 후임에 오른 후보군은 ‘사시 19회’ 출신으로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최근 사시 19회인 임채진(55) 법무연수원장, 안영욱(52) 서울중앙지검장, 정진호(53) 법무부 차관 등 3명에 대해 금융계좌 열람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좌 열람은 고위 공무원 인사에 앞서 재산 형성 내용을 검증하는 절차다.

경남 남해 출신의 임 원장은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법무부 검찰1과장과 검찰국장 등을 지낸 기획통이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면서 법조비리 사건, ‘일심회’ 사건 등 민감한 대형 사건을 지휘했다.

경남 밀양 출신의 안 지검장은 공안통으로 대검찰청 공안3·2과장, 법무부 검찰3과장, 대검 공안기획관 등 핵심 공안 보직을 두루 거쳤다. 올해 3월부터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아 대선 관련 사건 수사를 이끌고 있다. 임 원장의 부산고, 서울대 법대 2년 후배이기도 하다.

정 차관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서울 용산고,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형사 수사 분야에서 능력을 보여 왔으며 법무부 관찰과장과 보호국장 등을 거쳐 법무 행정에 밝다.

임 원장과 안 지검장이 ‘영남-서울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데 반해 정 차관은 ‘호남-고려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현 상황에서 사시 18회가 총장 후보군에서 밀리고 있으나 검찰 내에선 조직 안정을 위해 사시 18회인 정동기 대검찰청 차장이나 홍경식 서울고검장이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사시 19회 중에서도 기획과 특수 분야 요직을 거친 박상길 부산고검장의 발탁설도 나오고 있다.

검찰 주변에선 차기 검찰총장직을 둘러싼 물밑 신경전이 뜨거워지면서 ‘누구는 여권 실세와 각별한 사이’라는 얘기들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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