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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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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3일 유엔에서 “솔직히 말해 북한의 핵 문제에 해명이 필요한 많은 의문점이 있다”며 “북한이 해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물론 ‘북한-시리아 핵 커넥션’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6자회담 개최를 코앞에 둔 시점에 나온 라이스 장관의 말은 ‘북한의 대외 핵 유출’ 의문이 집중 거론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정황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지난해 말 이후 보여 준 유연한 대북 협상 자세에 비춰 볼 때 이례적이다. 미국은 이미 2005년 초 ‘북한이 리비아에 핵 물질을 팔고 돈을 받았다’는 첩보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기를 꺼려 왔다.
그러나 이달 중순 북한과 시리아의 핵 거래 의혹에 관한 뉴욕타임스의 첫 보도 이후 관련 보도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미국으로선 어떤 식으로든 ‘시리아 핵’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련의 보도는 북한이 시리아에 기술자를 파견하고 북한산 핵 물질을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스라엘이 이달 6일 시리아의 핵 시설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몇몇 북한 사람이 죽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특히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16일자, 23일자에서 “공습 하루 전 이스라엘의 최정예 특수부대(사예레트 마트칼)가 시리아 북부의 비밀 핵 시설에 잠입해 핵 물질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당초 미국이 이스라엘의 폭격 계획에 반대했으나 이스라엘 특수부대가 정보의 정확성을 입증하자 폭격에 사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어 “북한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교관들은 공습 과정에서 북한인 몇몇이 사망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22일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왜 북한이 무리수를 두겠느냐’는 일각의 의문과 관련해 “연내 비핵화라는 시한을 맞춰야 하는 북한으로부터 시리아가 핵 프로그램 관련 요소를 싼값에 구매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5일 베이징(北京) 도착 직후 비외교적 언사를 동원해 가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와 시리아의 핵 거래설은 미친놈들이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베이징=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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