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마지막 추석 ’ 고향서

  • 입력 2007년 9월 22일 2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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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면 이곳으로 돌아올 것인데, 재임 중 마지막 추석을 맞아 동네 어른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찾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을 찾아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반 경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선영을 찾아 성묘했다.

이어 퇴임 후 머물 집의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 봉하 마을회관에서 주민 30여 명과 함께 쇠고기 국밥으로 점심을 들었다.

봉하마을 조용효 이장은 "이날 대통령님 방문에는 외부인사를 전혀 초청하지 않았고 대통령님과 주민들의 식사를 위해 국밥 100인분 정도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식사 자리에서 노 대통령의 고향 선배이자 열린우리당 노인위원장을 지낸 선진규 봉화산 수련원장은 "남은 임기 잘 마무리하고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봉하 마을의 안녕을 빈다"며 건배 제의를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고향 사람들에게 혁신도시 추진현황을 설명한 뒤 "국민 전체가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만들려다 보니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임기응변이 아니라 근본적인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식사한 봉화마을 주민은 "대통령의 표정은 밝았고, 가능한 말을 적게 하려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마을주민들은 노 대통령이 모든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뒤 고향으로 돌아오는 내년 2월 경 환영행사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내외는 식사 후 형인 건평 씨 집에 들러 잠시 머물렀다.

이어 동행한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 지역 출신 대통합민주신당 최철국 의원, 봉하마을 이장 조용효 씨, 선진규 원장 등 10여 명과 함께 마을 뒤 봉화산을 등산했으며 오후 4시경 진해시의 해군 부대로 향했다.

노 대통령은 해군 휴양지에서 2, 3일간 머물며 휴식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봉하마을로 통하는 길목에는 청와대 경호실과 김해경찰서의 직원들이 배치돼 검문을 폈다. 그러나 추석 연휴를 맞아 노 대통령 생가 방문객이 줄어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날 마을 주민들은 마을 초입에 '추석 고향방문을 환영합니다'는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대통령 방문에 맞춰 따로 현수막을 만들지는 않았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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