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국정원, 대통령 지시도 거부할수 있어야”

  • 입력 2007년 9월 2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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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반기는 국정원장노무현 대통령(왼쪽)이 21일 취임 이후 세 번째로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김만복 국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盧대통령 반기는 국정원장
노무현 대통령(왼쪽)이 21일 취임 이후 세 번째로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김만복 국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국가 정보기관의 정치적 중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상사의 명령이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민주주의에 반대되면 대통령의 지시도 거부할 수 있는 조직의 가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세 번째로 국정원을 방문해 직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해결에 큰 기여를 한 국정원 간부와 직원들을 격려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다음 대통령에게 말할 기회가 있다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비선을 만날 필요는 없고, 국정원을 믿으면 된다고 당부하고 싶다”며 국정원에 신뢰를 보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아프간 인질사태 해결과정에서 국정원의 활동이 과도하게 노출된 것과 관련해 “민주사회에서의 국정원은 국회에서 예산 승인을 받아야 하고 법에 근거해 조직이 존립해야 하고 국민의 신뢰에 토대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업무의 일정 부분은 노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날 ‘국가의 가치’와 ‘정권의 가치’가 동일시되던 때가 있었고, ‘안보 가치’와 ‘민주주의 가치’는 서로 배치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했다”며 “앞으로 ‘보편적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국정원의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김만복 국정원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향후 10년 이내에 세계 5대 정보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를 위해 △전략기능 위주의 조직 개편 △통합 정보력 극대화 △법적·제도적 업무수행 기반 구축 △핵심인재 양성 등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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