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鄭 “이명박 안돼”… 친노 “孫-鄭도 안돼”

  • 입력 2007년 9월 1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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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제주시민회관에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을 위한 첫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전 국무총리, 오충일 대표,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손을 맞잡고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9일 제주시민회관에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을 위한 첫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전 국무총리, 오충일 대표,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손을 맞잡고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대통합민주신당이 9일 제주에서 대선후보 경선 첫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비전 창조 릴레이 대회’로 이름 붙인 이날 합동유세에서 경선 후보들은 저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를 대적할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앞 다퉈 실적 능력 자질 자랑=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일자리 많이 만들 대통령’을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제주도를 특별자치도, 국제자유도시로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경기도에서 74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 손학규”라며 “일자리 천국, 선진 강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정동영은 뭔가를 맡으면 성과를 낸다”며 정풍 운동, 총선 과반 의석 달성, 개성공단을 추진한 실적을 내세웠다. 정 전 의장은 “평화협정 시대에 미국, 일본, 중국, 북한과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 개성공단을 10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제주도와 관련된 각종 정책 현안을 설명하며 “저는 언제든지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갈고닦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李)에는 이(李), 이명박에게는 ‘이(李)’밖에 없다. 여기 이 씨는 나밖에 없지 않느냐”며 박수를 유도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소신대로 말했고, 소신대로 살았다. 대통령이 인기 없어서 부당한 공격을 받을 때에도 대통령을 탓하지 않았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라거나 ‘독설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역으로 이용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화합의 리더십’을 역설했다. 그는 “다음 정부도 여전히 투쟁을 일삼아야 한다면 저는 대통령감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다음 대통령의 사명이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묶는 것이라면 한명숙이야말로 유일한 대통령감”이라고 주장했다.

주자 5명 중 한나라당 이 후보의 도덕성이나 정책을 공격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은 이 후보가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이번 선거는 친북좌파와 보수우파의 대결”이라고 말한 대목을 집중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친북좌파’ 운운하는 이 후보에게 나라를 맡기고 냉전·분단체제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평화와 남북 상생, 경제발전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이 후보는 절대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정 전 의장은 “사대주의자일 뿐 아니라 말귀도 못 알아듣는 이명박 씨가 어떻게 하늘이 낸 대통령이란 말인가. 절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친노 후보들, 1·2위 집중 공격= ‘친노(親盧·친노무현 대통령)’ 후보들은 정체성과 리더십 문제를 놓고 예비경선 1, 2위인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을 협공했다.

한 전 총리는 “이 당에서 저 당으로 오락가락하는 후보, 난파 위기에 처한 함선에서 먼저 뛰어내리는 함장으로는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며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을 비판했다.

유 전 장관도 “유리할지 불리할지 모르는 경선 규칙을 가지고 자기 말을 안 들으면 참여 안 하겠다, 나가버리겠다는 태도로 임해서 어떻게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겠나”라며 두 사람을 공격했다.

제주가 본경선 일정 중 첫 지역 경선이 열리는 곳인 만큼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제주 관련 공약을 쏟아내며 개인적 인연도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자신을 키워 준 형수가 제주도 출신이라는 점을, 이 전 총리와 한 전 총리는 자신들이 명예도민이라는 사실을 밝혔고, 부인이 제주 출신인 유 전 장관은 “제주 사위 유시민을 한번 밀어 달라”고 말했다.

제주=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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