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 중 - 러 11~15일 영변 첫 실사

  • 입력 2007년 9월 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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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참가국 중 핵보유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3개국 ‘핵 기술팀’이 11∼15일 북한 평안북도의 영변 핵시설을 실사(實査)하면서 5개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disablement) 방안을 논의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민간 핵전문가가 영변 핵시설을 사찰 또는 방문한 적은 있지만 개별 국가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핵시설의 불능화를 전제로 사실상의 ‘사찰’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7일 “이번 방북 기간 중 불능화의 구체적 방법과 불능화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은 자신들이 지은 시설을 직접 불능화하기보다는 다른 나라가 와서 해 줬으면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북한의 태도를 종합해 볼 때 최소한 영변의 5개 핵시설에 대해 불능화를 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이며, 18일경 제6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달 16, 17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열린 비핵화실무그룹회의에서 영변 실사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이달 1,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북-미관계 정상화실무그룹회의에서 최종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핵 기술팀의 방북 결과를 보고받은 뒤 불능화 방안을 확정한다.

하지만 6자회담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경제적 부담에 대해 공동책임을 지고 있는 한국이 핵보유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핵 기술팀 구성에서 배제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북한은 향후 핵무기 협상의 경우 ‘핵 군축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어 한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가 참여하기 위해 애쓰려다가 북한의 불능화가 늦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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