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제, 중수부 조사땐 '李땅' 진술"

  • 입력 2007년 8월 14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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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의 처남인 김재정 씨와 맏형인 이상은 씨로부터 계열사인 포스코개발을 통해 서울 도곡동 땅을 매입하도록 지시한 김만제 당시 포항제철 회장(한나라당 고문)이 1999년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을 때 도곡동 땅을 이 후보의 것으로 알고 본인이 직접 구매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14일 브리핑에서 김 전 회장이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정치공세"라고 비난한데 대해 "그가 이전에 감사원이나 중수부에서 한 말과 다르게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차장검사는 "당시 수사 기록은 폐기됐지만 (서로 다른 진술을 하고 있다는) 근거는 갖고 있다"며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음에도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도 도곡동 땅 매수와 관계된 참고인 대부분을 조사하고 입수 가능한 자료를 전부 입수 분석해 신중하게 내린 결론을 정치공세라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공직 경험과 풍부한 경륜을 갖고 있는 만큼 당당히 검찰에 나와 진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9년 대검 중수부는 김 전 회장의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에 대해 수사했으며 도곡동 부지 매입 의혹도 수사 선상에 올려놨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최재경 부장검사)는 앞서 13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포스코개발이 해당 대지를 아파트 개발 용지로 매수 검토하다 포기했는데 김 전회장이 가격까지 `265억원'을 제시하며 사들이라는 지시를 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술"이라며 김 전 회장이 거래를 주도했다고 결론지었다.

김 차장검사는 또 이상은 씨의 도곡동 땅 지분이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린데 대해 "원칙적으로 고소 고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범위에서 실체 규명은 끝났다"고 말해 사실상 수사가 일단락됐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재산관리인이나 김만제 씨 등이 자진 출석할 경우 실체 규명을 위해 조사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씨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오세인 부장검사)는 이른바 `최태민 보고서' 작성 및 유출 경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최근 국정원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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