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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3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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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대선 경선후보들은 30일 3000여 명의 당원이 참가한 가운데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저마다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에서는 상대 후보가 연설할 때 야유를 보내고 흥분한 지지자들이 상대 후보의 차량에 물병을 던지는 등 과열 현상이 나타났다.
일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자들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타고 온 버스에 쓰인 지지문구가 불법선거운동이라며 물이 담긴 페트병을 버스에 던졌고, 행사가 끝난 후에는 버스가 나가는 것을 막아 이 전 시장이 승합차로 갈아타고 행사장을 떠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울산 연설회와 같이 지역구별로 자리가 배치되면서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의 성향에 따라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구분됐으나 지역구 경계자리 등에서는 지지 연호가 엇갈리기도 했다. 특히 연단에 가까운 자리에 섞여 있던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은 몸싸움을 하며 서로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상대 후보가 연설할 때 야유를 하기도 했다.
또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일부는 연설회 후 행사장을 나오던 강재섭 당 대표에게 페트병을 던지면서 항의했고, 이재오 최고위원에게 ‘빨갱이’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행사장 출입문에서는 “복사한 위조 비표를 가져왔다”며 출입을 제지하는 관리원과 출입을 시도하는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금년 초부터 매월 ‘한 방에 간다’는 소리를 듣고 살아왔지만 알고 보니 한 방이 아니라 헛방이었다”며 본인에 대한 검증 공방에 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검증 청문회에서 ‘(1939년도) 호적등본에 왜 이름이 있느냐. 배다른 형제가 있느냐’고 질문했는데 1939년에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호적등본에 어떻게 이름이 올라갈 수 있겠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박근혜, “이 손으로 이 정권을 날리겠다”=박 전 대표는 연설을 시작하기 전 “저더러 손에 찬물 한번 묻히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며 자신의 오른손을 높이 들었다. 그는 이어 “이 손으로 피 묻은 와이셔츠를 두 번이나 눈물로 빨았다. 한나라당이 나락의 위기에 빠졌을 때 이 손으로 108배를 올렸다. 이 손으로 붕대를 감고 당을 구해냈다”며 “박근혜가 승리하면 정권교체의 태풍이 되어서 이 정권을 날려버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자식 교육에 당당하지 못하면 어찌 교육을 개혁할 수 있고, 부동산에 떳떳하지 못하면 어찌 부동산 정책이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마중물 되겠다”=원희룡 의원은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가 얼마 전 ‘한나라당이 개혁될 것으로 믿느냐. 여기로 넘어오라’고 했는데 ‘한나라당이 집권할 테니까 그쪽에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 있으면 한나라당으로 오라’고 답변하겠다”며 “수도권, 젊은층을 펌프질할 수 있는 한나라당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재섭 대표는 후보들의 연설에 앞서 “11자짜리 국정파탄 세력의 당 이름(‘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은 기억하지 못하겠고, ‘국정파탄 뺑소니 성형수술당’이라는 12자짜리 이름을 새로 지어 드리겠다”고 비꼬았다.
27∼28일 본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천은 이 전 시장이 민심과 당심 모두에서 박 전 대표에게 앞서고 있다.
인천 경기 일반인의 한나라당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 전 시장은 48.3%로 박 전 대표(35.2%)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인천시 당원은 이 전 시장 지지도가 46.2%, 박 전 대표 지지도가 40.4%였다. 인천 대의원의 경우 이 전 시장은 60%, 박 전 대표는 38%의 지지도를 보였다.
인천=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인턴기자 최우리(이화여대 사학과 4년), 박경준(한국외대 통번역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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