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홍업 탈당은 배신행위…DJ에도 섭섭 억울"

  • 입력 2007년 7월 25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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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중도통합민주당 김홍업 의원이 25일 탈당계를 제출했다.

작년 8월 사면복권된 뒤 올해 3월 4·25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전략공천을 통해 민주당에 입당했던 김 의원이 입당 4개월, 원내 입성 3개월 여만에 민주당 옷을 벗어던지고 '제3지대 대통합신당'행을 택한 것이다.

김 의원의 탈당은 그가 DJ의 아들이라는 '특수 위치' 때문에 범여권 이합집산 과정에서 정치인 일 개인의 선택 이상의 갖고 있다는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탈당은 결국 DJ의 뜻에 따른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김 의원은 보궐선거 출마 때부터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면서 대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그 배경에는 꾸준히 대통합 지지의사를 밝혀온 DJ가 자리 잡고 있다는 시선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런 사정을 의식한 듯 김 의원은 이날 탈당계를 제출하면서도 기자회견은 물론 별도의 입장 발표도 하지 않은 채 침묵 모드를 지켰다.

김 의원이 공식 입장표명 등 대외적 세리모니를 가질 경우 자칫 DJ가 막후에서 조정하고 있다는 인상만 강하게 심어줄 수 있다는 심적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입장표명을 할 경우 자신을 보궐선거에 전략공천한 뒤 총력전을 펼치면서 지원한 민주당에 대한 쓴 소리를 피할 수 없는데 괜히 감정상할 일은 삼가는 것이 좋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 측은 "침묵 자체가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고 별도의 설명이 필요치 않은 것 아니냐"며 "아무 것도 안한다는 것 자체가 무언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김 의원이 지역구에 내려와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통합에 대한 요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대통합이 지역민심을 대표하는 대세임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제3지대 신당' 쪽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백의종군하겠다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 측도 "김 의원은 보궐선거 출마 당시 대통합을 공약으로 제시했었다"며 "DJ는 국민의 뜻이 대통합에 있다는 원칙만 강조했을 뿐"이라고 김 의원의 탈당을 DJ와 직결시키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 의원의 탈당을 배신행위라고 비난하면서 DJ에 대해서도 억울하고 섭섭한 감정을 표시하고 있다.

민주당이 거당적으로 김 의원의 당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는데 돌아온 것이 고작 탈당이냐는 반응과 함께 결국 DJ가 현실정치에 개입해 김 의원의 탈당을 부채질하고 민주당을 고립시키려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박상천 공동대표는 전날 전북에 이어 이날도 광주·전남 광역·기초의원 간담회를 개최해 잇단 탈당 여파에 따른 당직자와 당원의 동요를 막는 내부 단속행보에 주력했다.

조순형 의원은 "명분없는 대통합에 합류한다는 것은 정치 도의상 어긋나고 호남민에 대한 배신행위가 아닌가 한다"며 "한쪽에 치우쳐서 아무 입장 표명도 없이 뒤따라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상열 의원은 평화방송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당은 아무래도 (DJ의 생각이) 반영됐다고 볼 가능성이 많지 않겠느냐"며 "DJ는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게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3지대 신당' 창준위에 합류하면서 민주당 탈당을 기정사실화한 김한길 공동대표에 대한 비난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2월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가 5월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한 뒤 6월27일 중도통합민주당과 합당한지 한달도 못돼 또다시 탈당과 신당 참여를 결정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6개월간 두번째 탈당이자 세번째 창당 작업에 나서는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을 위장폐업하고 신장개업하는 당에 들어가는 것은 비오는 날 모래성을 쌓는 것처럼 부질없고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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