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바지 입고 천천히 또박또박 답변

  • 입력 2007년 7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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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검증청문회에 회색 정장 바지를 입고 나왔다. 박 전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인 ‘바지 전투복’을 고른 것.

박 전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돌아가신 부모님께 누가 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나름 정직하고 바르게 살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차분한 말투로 검증위원들의 질문에 또박또박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민감한 질문이 나올 때는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10·26사태 직후 서울 성북구 성북동 집을 마련해 준 경남기업 신기수 회장과의 약혼설을 묻는 질문에 “그분(신 회장)은 뭐라고 하셨나”라고 반문해 검증위원이 “그런 일 없다더라”고 답변하자 “전혀 사실이 아닌데 국민이 생중계로 보는 앞에서 약혼설까지 질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검증위원들의 질문이 고 최태민 목사 관련 부분에 집중되자 박 전 대표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다소 감정이 격해진 듯했다.

그는 “나중에는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애가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정말 천벌 받을 일” “한탄스럽다”는 표현을 썼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부친을 적극 옹호했으나 1991∼97년 부모님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자 “개인 사정으로 참석 안 할 수 있고…”라고 다소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 “한나라당이 반드시 승리하도록 국민 여러분은 생명과 재산을 맡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3시간 35분(휴식시간 포함)에 걸친 ‘전투’가 끝난 뒤 그는 기자들에게 “특별히 어렵고 힘든 질문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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