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명박-박근혜 X-파일' 뭘까

  • 입력 2007년 6월 15일 14시 18분


코멘트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가 14일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필패론을 제기하며 언급한 '중요 자료'의 실체가 여의도 정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이른바 '이명박·박근혜 X-파일'의 실재 가능성을 확인해주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정치권 전반에 심상치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최근 한나라당 양대 대선주자를 겨냥한 열린우리당의 조직적 움직임을 감안하면 단순 엄포용만은 아닐 것이란 관측이 많다. "청와대 지시에 의해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정권차원의 정치공작"이란 이 전 시장측의 주장과 맞물려 열린우리당이 '확실한 무엇'인가를 틀어쥐고 애드벌룬을 띄운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에서도 "투명하게 밝히고 심판을 받아야 한다. 묻어둔 것들이 나중에 드러나면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불행이 될 수 있다"면서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지켜본 뒤 저라도 밝혀드릴 수 있고 한나라당 후보와의 상호 토론을 통해 밝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X-파일 식으로 하나씩 내놓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촬영: 김동주 기자

일단 범여권에서는 최근 열린우리당에 속속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빅2'관련 '정보' 가운데 '중요자료'가 들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한 당직자는 "제보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자료의 신빙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금융감독원과 검찰 등에서 확보한 자료도 입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혁규 의원이 제기한 이 전 시장 부인의 '강남 위장전입' 의혹은 이 같은 제보에 의한 것이라는 게 당직자들의 설명. 김 의원측은 앞으로 관련 제보가 들어올 경우 당의 공식기구로 넘기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중요자료'가 확실한 검증을 거친 결정적 자료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실 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아 당장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추후 검증과정을 거쳐 공개할 수도 있다고 '예고' 했다는 분석이다.

김혁규 의원측 김종률 의원은 "(장 원내대표의 언급은) 현장에서 그냥 한 레토릭인 것 같다. 위장전입이나 부동산투기, 주가조작 의혹이 해명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 자체가 중하다고 보고 그런 말을 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이날 장 원내대표에 대해 15일 중 중요자료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중앙선관위에 고발하겠다고 즉각 역공을 가한 데는 이 같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실제로 '중요자료'를 갖고도 차후 한나라당과 범여권간의 양자대결 구도가 조성된 뒤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당장 터뜨려봐야 급박하게 돌아가는 검증국면에 그냥 파묻힐 수도 있는 만큼 적절한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

열린우리당 주변에서는 '중요자료'가 BBK 의혹과 관련한 추가자료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열린우리당 박영선 송영길 의원 등은 미국 법원에 계류 중인 관련 소송들의 재판기록 공개를 신청하고 일부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부에서는 이 전시장 주변인사들의 부동산 투기설과 관련한 자료를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다.

당 주변에서는 '중요자료'가 주로 박 전 대표 보다는 이 전 시장과 관련됐을 개연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살아온 경로 등을 감안할 때 민간 기업인 출신의 이 전시장 쪽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도 있지만 우리당의 정보력이 그만큼 이 전 시장 쪽에 집중돼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4일 6·15 기념행사에서 "이 전 시장은 약점이 많아 낙마할 것 같다"며 "BBK(주가조작 의혹), 땅 문제 등을 보면 게임이 쉬워진 것 같다"고 말한 대목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촬영: 이종승 기자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