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 "범여 검증공세 실제론 우리 겨냥"

  • 입력 2007년 6월 15일 1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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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은 15일 최근 범여권의 적극적인 검증공세가 '성동격서'식으로 이명박 전 시장보다는 박 전 대표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이명박-박근혜 X파일' 보유 가능성을 시사한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의 발언은 물론 △"이명박 흔들리는거 봐서 박근혜 되는 거 같다"(이해찬 전 총리) △"박근혜가 더 쉽다"(민주당 박상천 대표) 등의 발언은 실제로는 박 전 대표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오히려 겉으로는 이 시장을 공격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박 전 대표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재원 캠프 대변인도 "이 전 시장이 낙마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면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간에) 경쟁을 계속해야 둘 다 지쳐서 거꾸러진다고 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범여권이 일단 한나라당 경선에 개입하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두 주자에 대한) X파일이 존재한다면 기획공작의 상황을 실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표측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여권에서 자꾸 우리를 물귀신처럼 끌고 들어가려고 한다"면서 "여권 입장에서야 솔직히 이 전 시장이 흠이 있는 쉬운 상대이니깐 박 전 대표 흠집내기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측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와 범여권 전반을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검증에 청와대와 범여권이 왜 나서느냐"면서 "한나라당 검증은 한나라당에서 하고, 언론을 통해서 하는 것"이라면서 무차별적인 음해성 주장 중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측은 그러나 '청(靑)-이(李)'간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검증 정국에서 이 전 시장측과의 공동 대응을 본격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시장과의 경선대결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공동대응보다는 범여권 공격에 대한 대응은 당에 맡기고 후보들은 경선에 전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캠프 핵심 인사는 "여권하고 이 전 시장이 싸우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측이 상관은 안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정치공작의 표적이 될 만큼 그렇게 잘못 살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이 전 시장과의 공동 대응에는 조금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면서 "그런 시기를 지나서 이 전 시장측이 평정심을 되찾고 나면 자연스럽게 공동 대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은 전날에 이어 이날 박 전 대표가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영남대 관련 의혹 자료가 추가로 제출된데 대해서도 거듭 의혹을 일축했다.

이혜훈 캠프 공동대변인은 "어제 발표 내용도 보면 받지도 않은 월급을 받았다고 하는 등 사실과 맞지 않았다"면서 "이 문제는 박 후보의 도덕성과는 관련이 없는 사안으로 추가 의혹을 제기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해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 건 전 총리를 지지하던 우민회와 한미준 소속 회원 100여 명이 박 전 대표 지지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박 전 대표는 지난달 말 고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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