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빠지니… 손학규 바쁘고 정동영 추워져

  • 입력 2007년 6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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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총원우회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총원우회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3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남북통일을 위한 해외동포의 역할’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3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남북통일을 위한 해외동포의 역할’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범여권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움직임이 긴박해지고 있다.》

▽손 전 지사, “대통합 반드시 필요”=손 전 지사는 13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초청 조찬강연에서 “평화지향적인 세력이 집권할 수 있도록 커다란 의미의 대통합, 대단결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정치권 상황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남북 관계와 평화에 전향적인 정권이 탄생해야 하고 그것이 내가 앞장설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손 전 지사가 공식 석상에서 (범여권) ‘대통합’의 필요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손 전 지사 측은 “절친한 친구인 김 전 의장의 살신성인의 결단을 보고 이야기한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의 낙마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 및 노무현 대통령의 정통성 계승자를 자처하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출마 의사를 밝히자 손 전 지사가 정치 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대통령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는 있지만 노 대통령은 자신을 ‘보따리장사’로 취급하는 상황에서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의 대통합을 주창하고 나섰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 전 의장, 빠른 시간 내 결단할 수도”=열린우리당 한 초선 의원은 13일 정 전 의장이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8일 통합신당 추진에 합의한 이래 두 전 의장은 여러 차례 갈등과 대립을 겪으면서도 ‘전략적 공생’을 해 왔다. 그런데 김 전 의장의 ‘낙마’로 사실상 당내 비노(非盧) 진영에 홀로 남은 정 전 의장은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그 선택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서의 탈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 측근은 “(당에) 남아서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남겠느냐”며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한다. 늦어도 다음 주 초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이라도 탈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전 의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찔끔찔끔 탈당해서는 안 된다. (이번 탈당이)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정 전 의장의 ‘2선 후퇴론’마저 퍼지는 상황에서 불출마 선언을 할 수는 없는 그가 선택할 길은 탈당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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