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시 만나나" 이산가족 기약없는 작별

  • 입력 2007년 5월 14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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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차 이산가족 2회차 상봉단이 14일 금강산에서 북측 가족들과의 만남을 끝으로 2박3일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기약 없는 작별을 했다.

남북 가족들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날 오전 9시부터 금강산 온정각 서관과 외금강호텔에서 마지막 상봉을 시작한 뒤 처음에는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별의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최고령자인 100세의 최옥련 할머니는 북측 아들 리종석(77) 씨가 "통일이 되는 날 며느리, 손자, 증손자까지 다 데리고 와서 인사드릴께요. 그때까지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라고 말하자 "종석이 이제 가는 거야"라고 거듭 물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상봉행사 내내 노래를 부르며 활짝 웃는 표정을 지었던 북측 정대인(74) 씨 가족은 이날도 합창을 했으나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정 씨는 가족들이 적어준 친척들의 인적 사항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상봉장에서 일부 남측 가족은 각자 준비해온 캠코더와 디지털 카메라로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헤어져야 하는 북측 가족들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

상봉이 끝나 북측 가족이 떠날 무렵부터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으나 남측 가족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북측 가족이 탄 버스로 다다가 한번이라도 더 혈육의 손을 잡아보려고 손을 뻗치기도 했다.

북측 오희룡(75) 씨는 버스 창문으로 손을 내밀고 "통일이 될 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라"고 외치자 남측 가족들은 힘차게 손을 흔들어 보이는 것으로 화답했다.

남측 가족들은 북측 가족을 태운 버스가 떠나자 기약 없는 헤어짐에 일제히 오열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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