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줄 잡는데 새끼줄이 문제냐”…의원 보좌진도 줄대기

  • 입력 2007년 4월 28일 03시 02분


“캠프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청와대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최고 아니겠습니까.”

유력 대선주자들의 캠프에 ‘청와대 입성’을 꿈꾸는 국회의원 전현직 보좌진이 적지 않게 모여들고 있다. 몸담은 캠프의 대선주자가 대통령이 되면 그만큼 자신들의 정치적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선주자 캠프에서 대통령 선거의 모든 과정을 체험하며 정치적 경험을 쌓는 것도 이들에게는 매력이다.

한 대선주자 캠프의 관계자는 “캠프에서 일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전현직 보좌진들이 꽤 있다”며 “유력 대선주자 캠프로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인적 친분관계를 동원해 캠프 관계자들을 만나 합류 의사를 밝히거나 캠프 쪽에 현안 보고서나 정보 보고서를 비공식적으로 제출해 ‘능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캠프에 합류하더라도 직함이나 보수 없이 일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캠프 합류는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현직 보좌진은 자신이 보좌하는 의원이 지지하는 대선주자 캠프의 일을 맡는다. 하지만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의원이 많아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한 보좌관은 “보좌진이 자유로운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할 만큼 속 넓은 의원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래서 일부 보좌진은 자발적으로 자문 모임을 만들어 대선주자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과 비공식적으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현직에 비해 전직 보좌진의 캠프 진입은 자유로운 편이다. 특히 지난해 5·31 지방선거 이후 국회를 떠나 지방자치단체 쪽으로 자리를 옮긴 보좌진이 대선주자 캠프로 많이 돌아왔다고 한다.

일부 캠프는 유능한 보좌진의 리스트를 만들어 합류 의사를 타진하거나 이력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캠프 합류를 원하는 보좌진 가운데 상당수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30, 40대가 주류인 보좌진에게 맡길 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다고 캠프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 캠프 관계자는 “직위나 경험 등을 고려할 때 팀장을 맡기기에는 부족하고 팀원으로 하기에는 (무시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했다.

설령 캠프에 합류하더라도 이미 대선주자 캠프에서 주요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의 벽을 뛰어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한 현역 보좌관은 “의원 보좌진에 비해 정책 능력이 떨어지는 캠프 내 당직자 출신들이 보좌진의 영입을 꺼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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