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 '後廣' 업고 금배지 달았다

  • 입력 2007년 4월 25일 2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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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재.보선일인 25일 전남 신안.무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김홍업 민주당 후보가 무안읍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무안=박영철기자
4.25재.보선일인 25일 전남 신안.무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김홍업 민주당 후보가 무안읍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무안=박영철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인 홍업씨가 `후광(後廣.DJ의 아호) 효과'를 등에 업고 결국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DJ와 장남 김홍일 전 의원에 이어 차남인 김홍업씨까지 고향에서 국회의원 `대물림'을 해야 하느냐는 싸늘했던 민심을 잠재우고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중앙 정치무대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

김 후보 개인적으로는 지난 2003년 대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옥고를 치렀던 `오점'에서 벗어나 명예회복을 한 셈이기도 하다.

김 후보의 이번 승리는 민주당의 `올인 전략'과 어머니 이희호 여사, 박지원 김 전대통령 비서실장 등 동교동 사람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원동력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바닥민심의 지지가 자연스럽게 조성됐던 것.

그러나 김 후보가 금배지를 달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달 21일민주당의 전략공천 이후 불어닥친 `세습정치' 논란이라는 역풍에 지지율은 선거 초반 바닥을 기었고 "DJ의 후광에 기대려 한다"는 꼬리표는 선거 과정 내내 따라붙었다.

김 후보 당선의 의미도 이 같은 `후광 논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범여권 통합을 줄기차게 강조해온 김 전 대통령의 대리인이자 분신이 정가에 등장하게 됐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

김 전 대통령은 올들어 대선 양강구도 → 범여권 단일정당 → 단일후보로 진전된 통합의 메시지를 발신해 왔고, 김 후보도 이에 호응하듯 선거과정에서 "민주평화세력 통합에 밀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따라서 김 후보의 당선으로 DJ의 `훈수정치'는 여의도 정가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후보의 여의도 입성에 대한 범여권 각 정파의 반응도 무척 호의적이다. 선거과정에서 열린우리당, 우리당 탈당파인 통합신당추진모임 소속 의원들이 경쟁하듯 내려가 김 후보를 측면지원한 사실부터가 김 후보에 대한 범여권의 기대수위를 웅변하고 있다.

특히 동교동계 인맥과 김 후보가 1997년 대선 당시 가동한 `밝은 세상' 소속 인사들이 우리당과 민주당, 신당모임 등에 골고루 포진해있다는 점도 그의 역할론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DJ의 아들이라는 자산이 결국 그의 부채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후보가 여의도에 입성하더라도 범여권 통합의 가교역이라는 상징적인 역할에 그칠 뿐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과정에서 과거 같으면 상상할 수 없었던 거센 DJ 반대여론이 형성됐었다"며 "이는 결국 DJ의 영향력이 옛날같지 않다는 것이고, 정치신인에 불과한 김씨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와 가까운 한 인사는 "김씨 본인 입장에서는 `정치면허증'을 갖게 됐다는 의미가 크다"며 "범여권에서 통합이라는 정치적 수요가 있기 때문에 상징적인 인물로 등장했을 뿐 본인이 가시적인 활동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25 재보선 민주당 표정

디지털뉴스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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