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통령 면전서 ‘깜짝 시위’

  • 입력 200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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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식에 참석한 장애인연대 회원 2명이 ‘장애인 교육지원법 제정’을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자 노무현 대통령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시위를 벌인 2명의 장애인은 경호원들이 행사장 밖으로 내보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식에 참석한 장애인연대 회원 2명이 ‘장애인 교육지원법 제정’을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자 노무현 대통령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시위를 벌인 2명의 장애인은 경호원들이 행사장 밖으로 내보냈다. 연합뉴스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식중

휠체어 탄 2명 갑자기 접근

플래카드 펼치고 구호 외쳐

4일 청와대에서 장애인들의 ‘돌발시위’가 벌어졌다. 청와대 안에서 시위가 벌어진 것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오후 3시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식에 참석해 서명하려 하자 행사에 초대받은 장애인 중 휠체어를 탄 남녀 2명이 갑자기 노 대통령 앞으로 다가갔다.

한 참석자는 “이들은 장애인 차별을 시정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노 대통령 앞 2m 정도까지 다가갔다”고 전했다.

먼저 시위를 시작한 박경석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행사의 모토가) ‘행복한 장애인 아름다운 대한민국’이라지만 장애인은 교육과 대우도 못 받고 있다. 우리는 굶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의 얘기를 듣던 노 대통령이 “시간을 달라고 말하면 말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으나 박 대표는 “이 야만의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이 차별받는 현실을 대통령이 알아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청와대 경호원들이 휠체어를 밀며 이들을 밖으로 퇴장시키려 하자 함께 시위를 벌인 박김영희 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는 “강제로 끌어내지 않도록 해 달라”고 했으나 노 대통령은 “말씀을 중단하지 않으면 바깥으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경호원들이 시위자들을 행사장 밖으로 내보내 상황은 2분 만에 종료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전에 인터넷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참석한 데다 상황이 워낙 돌발적으로 벌어졌다”고 말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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