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 100만t 부족… 원조받을 용의 밝혀”

  • 입력 200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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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세계식량계획(WFP)에 100만 t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공식으로 밝히고 외부에서 식량 지원을 받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22∼26일 방북했던 WFP의 폴 리슬리 태국 방콕사무소 대변인은 “북한 농업성 부상이 식량 부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며 “북한은 WFP에서 상당량의 식량을 지원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8일 보도했다.

WFP는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대북 식량 지원 규모를 연간 20만∼30만 t에서 7만5000t으로 줄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남북대화에서는 물론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식량 부족을 공개적으로 호소하지는 않았다”며 “지난해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지원이 끊긴 데 따른 식량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440만 t을 기록했지만 식량 소요량이 590만 t 이상이어서 최소한 150만여 t의 식량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1996년 이후 2003년까지 식량 생산량이 연간 280만∼360만 t 수준으로 줄어 기본 수요량인 500만 t에 크게 밑돌았다. 2004년엔 대풍(大豊)으로 415만6000t을 생산했지만 여전히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WFP의 토니 밴버리 아시아국장과 장피에르 드마르즈리 평양사무소장 등은 이번 방북 기간에 평양과 신의주를 방문해 지난해 긴급 지원한 식량의 분배 상황을 점검했다. 이들은 29일 한국을 방문해 북한의 최근 식량 사정에 관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북한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방역을 지원하기 위한 약품 6종과 고압분무기를 비롯한 장비 5종 등 모두 2억8000만 원어치의 긴급구호물자를 인천∼남포 정기선을 통해 북한에 보냈다. 정부는 또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중단됐던 수해복구지원 물자의 공급도 재개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27일 북한에 올해 제공하기로 한 비료 30만 t 중 1차분으로 복합비료 6500t을 수송선 편에 북한 남포항으로 보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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