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핵항모 美 ‘레이건’ 부산 입항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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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위의 요새 세계 최대 항공모함인 미국의 최신예 핵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이 22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이 항모는 2003년 취역했으며 만재배수량 10만2000t(니미츠급)에 길이 332.8m, 폭 78.3m로 갑판 넓이가 축구장의 3배나 된다. 한미 전시증원(RSOI)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입항한 이 항모는 4조5000억 원의 건조비가 들었으며 5600여 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바다위의 요새
세계 최대 항공모함인 미국의 최신예 핵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이 22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이 항모는 2003년 취역했으며 만재배수량 10만2000t(니미츠급)에 길이 332.8m, 폭 78.3m로 갑판 넓이가 축구장의 3배나 된다. 한미 전시증원(RSOI)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입항한 이 항모는 4조5000억 원의 건조비가 들었으며 5600여 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축구장 3배 갑판에 항공기 85대 출격대기

‘움직이는 해상 요새’라는 말이 실감났다.

22일 한반도 남단 공해의 물살을 거침없이 가르는 미국의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CVN-76)에서는 함재기인 F-18 호닛 전투기들이 쉴 새 없이 뜨고 내렸다. 이동 중에 실시하는 비행훈련이었다. 고막을 찢는 굉음과 함께 전투기들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튕기듯 비행갑판을 벗어나 짙푸른 바다 상공으로 떠올랐다. 비행갑판은 순간 마찰열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났고 기체 후방에서 뿜어내는 제트기류로 주변은 ‘훅’하는 뜨거운 열기와 돌풍에 휩싸였다.

10여 대의 전투기가 수평선 너머 아득한 창공으로 사라지자 항모 뒤편 구름 속에서 작은 점들이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항모에 내려 꽂혔다. 갑판에 내려앉자 속도를 줄여 주는 2, 3개의 착함 제동줄이 전투기 뒷바퀴에 걸리면서 200m가량 이동한 뒤 멈춰 섰다.

비행갑판에서 전투기들의 비행훈련이 이어지는 동안 갑판 측면에 우뚝 솟은 지휘탑의 전투지휘센터(CDC) 요원들은 모니터에 점으로 표시되는 전투기들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CDC는 항모 주변의 수상, 수중, 공중의 움직임들을 파악해 사전 위협요소를 감시 제거하는 곳. 테리 크래프트(해군 대령) 함장은 항모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함교에서 항모의 움직임과 전투기 비행훈련을 총괄 통제했다.

로널드 레이건은 25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전시증원(RSOI)연습과 독수리(FE)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최근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출발해 이날 부산항에 입항했다. 미군 관계자는 “핵 항모가 RSOI연습에 참가한 것은 한반도 유사시 신속하게 증원 전력을 파견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제40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로널드 레이건은 2003년 취역한 만재배수량 10만2000t(니미츠급)의 세계 최대 항공모함. 길이 332.8m, 폭 78.3m로 갑판 넓이가 축구장 3배나 된다. F-18 전투기, 전자전기 EA-6B 프롤러, 공중조기경보기 E-2C 등 웬만한 국가의 공군력에 버금가는 총 85대의 각종 항공기를 탑재한다. 자체 방공체계는 물론 이지스 순양함과 구축함, 핵추진 잠수함, 보급함 등이 항모를 엄호한다. 2개의 원자로로 20년 동안 연료 공급 없이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시속 55km로 움직인다. 4조5000억 원의 건조비가 들었으며 연간 유지비는 3000억 원. 총 5600여 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며 병원과 우체국 등 소도시급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한편 21일 14명의 내외신 취재진을 태우고 로널드 레이건을 이륙해 경기 오산시 미 공군기지로 이동하던 C-2(그레이 하운드) 미 해군 수송기에 기체 이상이 생겨 항모로 되돌아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비행 도중 기내 양쪽 벽면에서 흰 연기가 스며 나와 취재진은 황급히 산소마스크를 써야 했고 일부는 구토를 했다.

크래프트 함장은 “비행 도중 약간의 기계적 고장이 생겨 가장 가까운 항모로 다시 기수를 돌렸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취재진은 항모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22일 배로 부산항에 입항했다.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공동취재단·

황유성 국방전문기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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