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훈련 사단장의 하루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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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훈련장에서 본 사단장의 하루는 평상시와 사뭇 달랐다.

7박8일의 훈련기간 동안 육군9사단 백마부대 지휘소에서 생활하며 사단장 김춘수 소장의 하루하루를 살펴보았다.

그는 훈련기간 동안 영관급 참모들에게 수시로 "참모들이 정확한 판단을 하려면 충분히 쉬며 교대근무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좀처럼 눈조차 붙이지 않으니 모순 아니냐고 질문하자 "참모와 달리 지휘관은 한 전투를 끝내면 언제나 '다음 전투'를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그런 구상이 휴식"이라고 대답했다.

1만여 명의 병력을 지휘하며 탱크와 대포, 항공폭격 등 막강한 화력을 지휘하는 김 소장의 훈련장 내 숙소는 다섯 평 남짓한 이동식 차량이다.

알루미늄 야전침대와 모포, 침낭이 그의 침구류. 보통의 병사들이 쓰는 것과 같다. 다섯 평 공간이지만 침대가 놓인 나머지 자리는 참모들과 수시로 회의하는 테이블이 놓여 있다.

그가 먹는 하루 세끼는 병사들이 먹는 것과 똑같고 철제 식판까지 동일하다. 다른 점은 밥과 국은 사기그릇에 담아 이를 식판에 놓는다는 것과 수저, 수저받침대를 사용한다는 것 뿐이다.

실내를 벗어나면 방탄헬멧과 권총, 방독면을 착용하는 것도 장병들과 다를 바 없었다.

야전에서 사용하는 군용차량은 다른 차량들처럼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종류였다. 지휘소에 머물 때는 건장한 헌병들이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은 채 입구에서 경호했으며 차량 이동시에는 헌병 차량이 앞서 달리며 호위했다.

그의 아들은 '장군의 아들'이지만 현재 해병대에서 군 복무 중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요? 그거 아니고, 저는 여기서 사단장으로 할일을 하는 것이고 그 녀석은 자기 국방의무를 해병대에서 하는 것뿐이죠. 전화는 안 해 봤지만 내 병사들처럼 잘 지내고 있을 겁니다."

전사(戰史)에 해박한 김 소장은 "월남패망 원인의 하나는 군부와 언론이 대립각을 세워 정확하고 필요한 정보가 국민에게 전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리 군이 첨단장비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안보를 다지고 있음을 국민들께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여주이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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