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잉F-15K vs 유럽 EF타이푼, 5년만에 다시 맞붙는다

  • 입력 2007년 3월 1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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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재격돌, F-15K냐 유로파이터(EF-2000) 타이푼이냐.’

2조3000억 원 규모인 한국 공군의 차기전투기(FX) 추가 도입사업을 놓고 미국 보잉사의 F-15K와 유럽 4개국(영국,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합작사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다시 경합을 벌이게 됐다. 공군은 이 사업을 통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F-15K급 전투기 2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방위사업청이 9일 실시한 FX 사업 공개설명회에 참여한 양측은 2002년 FX 1차 사업에서도 맞붙은 전력이 있다.

총 5조3000억 원을 투입해 2008년까지 고성능 전투기 40대를 도입하는 FX 1차 사업에는 두 기종 외에 프랑스 다소사의 라팔과 러시아의 SU-35 등 4개 기종이 도전장을 내 이 중 EF-2000 타이푼과 SU-35는 1차 심사에서 탈락했고 F-15K와 라팔이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F-15K가 최종 승자로 결정된 바 있다.

당시 EF-2000 타이푼과 라팔은 개발된 지 30년이 지난 F-15K보다 앞선 첨단 전투기라는 강점을 내세웠지만, 개발이 끝나지 않았고 실전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또 공군의 전략무기인 FX는 한미 간 상호 운용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군 당국의 방침도 F-15K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번 재대결에서 보잉은 동일 기종을 선택해야 운영 유지비 절감 및 원활한 후속 군수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 F-15K의 연승을 거두겠다는 태세다.

하지만 EF-2000 타이푼의 반격도 만만찮다. 최근에 개발이 끝난 최신예기로 유럽 각국에 실전 배치됐고,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72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만큼 5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 한미 관계가 예전 같지 않아 미국 기종의 ‘프리미엄’이 많이 감소됐고, 2005년 말 5조4000억 원대의 한국형 헬기사업(KHP)에서 유럽 업체가 미국 업체를 제친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엔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다음 달 사업 참가 신청서를 접수한 뒤 7월부터 시험평가와 협상을 실시해 내년 초 기종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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