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폭탄테러 한국군 1명 사망

  • 입력 2007년 2월 28일 02시 59분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27일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한국군 병사 1명이 사망했다. 해외에 파병된 한국군 장병이 파병 지역의 적대세력이나 테러단체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것은 1965년 베트남전쟁 파병 이후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20분(한국 시간 오후 2시 50분)경 바그람 기지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위병소 앞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다산(공병)부대 윤장호(27·통역병·사진) 병장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날 테러로 윤 병장과 미군 1명, 현지인 등 23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박정이(육군 소장) 합참 작전부장은 “윤 병장은 위병소에서 다산부대에 기술교육을 받으러 온 현지인 2명의 출입증 발급을 돕던 중 폭탄 테러를 당했다”며 “윤 병장 이외 한국군의 추가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두 번의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미뤄 최소 2명으로 추정되는 테러범들이 급조된 폭탄을 몸에 두르고 기지 정문을 공격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당시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기지를 방문한 것을 겨냥해 폭탄 테러를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로 아프가니스탄의 다산 및 동의(의료지원)부대와 이라크의 자이툰부대에 대한 조기 철군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6, 7월로 예정된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합참은 사고 직후 해외 파병부대에 테러에 대비한 부대 방호 및 경계태세 강화 지시를 내렸다. 또 바그람 기지 내 미군병원에 안치된 윤 병장의 시신을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류홍규(공군 준장) 합참 인사부장을 단장으로 한 인수단을 28일 오후 현지로 보낼 예정이다.

청와대는 27일 윤 병장 사망과 관련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바그람 기지는 수도 카불에서 동북쪽으로 80km 떨어진 곳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최대 기지로 다산부대 147명과 동의부대 58명 등 205명의 한국군을 포함해 17개 다국적군 부대가 주둔해 있다. 2002년 9월과 2003년 2월 각각 파병된 동의부대와 다산부대는 올해 말 철수할 예정이다.

황유성 국방전문기자 yshwang@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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