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진보만 사는 나라 아니다” 실정 논쟁 정면반박

  • 입력 2007년 2월 2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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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대한민국 진보, 달라져야 합니다’라는 글에서 “우리나라가 진보 진영만 사는 나라인가”라고 묻고 “이제 우리 진보가 달라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글을 유럽 순방에 나선 11일 작성했으나 순방 기간 중 정치적 논란이 일 것을 우려해 순방이 끝난 다음에 공개했다.

노 대통령은 진보 성향의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지난해 9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을 비판한 뒤 진보 학자들 간에 벌어지고 있는 참여정부 실정(失政) 논쟁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 이 글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당시 인터뷰에서 “참여정부는 무능력과 비개혁 때문에 실패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적 탄핵을 받은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진보 진영은 개방을 할 때마다 ‘개방으로 나라가 무너질 것’이라고 걱정했으나 우리 경제는 모든 개방을 성공으로 기록하면서 발전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은 개방도, 노동의 유연성도 더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 효용성의 문제”라며 진보 진영의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진보 진영의 평택 미군기지 건설 반대에 대해선 “용산 미군기지가 서울을 떠나는 것은 진보 진영의 오랜 숙원이었는데 진보 진영의 일부는 평택기지 건설을 반대해 정부를 곤경에 몰아넣고 이를 지원했다. 주한미군 나가라는 말일 것이다. 그것이 과연 타당한 일이고 가능한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이념 성향에 대해 “나는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며 한나라당이나 일부 정치언론이 말하는 그런 좌파도 아니다”라고 밝히고 “나는 진보의 가치를 지향하지만, 무슨 사상과 교리의 틀을 가지고 현실을 재단하는 태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나 때문에 진보 진영이 다음 정권을 놓치게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러나 다음 선거에서 민주 혹은 진보 진영이 성공하고 안 하고는 스스로의 문제이고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나에게 다음 정권에 대한 책임까지 지우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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