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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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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는 이날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의원들의 말을 끊고 자기주장을 펴면서 발언을 멈추지 않았고, 가시를 품은 말도 서슴지 않았다.
첫 질의에 나선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이 개헌 문제를 꺼내자 한 총리는 기다렸다는 듯 “한나라당의 무대응 원칙과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개헌에 대한 질문을 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비꼬았다.
한 총리는 야당 의원들이 개헌 문제를 이야기할 때 “전혀 아니다” “그렇지 않다” “한나라당이 너무 정략적으로 끌고 가지 말라”며 상대방의 말을 자주 끊었다.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이 “총리가 뭘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아니다. 저는 모르는 게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원이 개헌 제안의 진실성 문제를 거론하자 “몇 달간 모셔 보니 노무현 대통령만큼 솔직한 분은 없다. 꼼수나 노림수, 음모와는 정반대되는 분이다”라고 열변을 토했다. 유 의원이 세 차례나 “됐습니다” “그 정도 하시죠” “알겠습니다”라고 중간에 말을 자르려고 했으나 한 총리는 멈추지 않았다.
이날 한 총리는 주로 개헌 문제가 제기될 때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언젠가는 정치권으로 복귀해야 하는 한 총리가 여권이 분열하고 있는 시점에서 ‘여당 중진’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했다는 분석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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