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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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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이번 시찰은 최근 회령 시에서 국경경비대원들이 집단 탈북한 뒤 함북 일대의 경비가 강화된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요인 경호에 엄격한 북한에서 최근처럼 어수선한 상황에서는 통상 예정된 행사도 취소하는 것이 관례다.
본보가 입수한 북한 고위층 정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청진시 나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와 어랑군 어랑천발전소를 시찰했다. 지난달 자강도 희천 시내 여러 공장과 평안북도 태천 4호 발전소를 현지 시찰한 이래 올해 경제 시찰로는 두 번째.
나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는 2001년 8월에도 김 위원장이 시찰했던 곳이며 2002년 경제 재건의 본보기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군수공업이 집중돼 있는 희천과 마찬가지로 이 기업소에도 방사포 공장이 있어 김 위원장은 올해 두 차례 모두 군수공업 지역을 시찰한 셈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함북 시찰에는 다른 중요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경 함북 화성군 ‘16호 정치범수용소’에서 정치범 120여 명이 외부와 결탁해 경비원을 때려눕히고 탈출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군인들이 집단 탈북하고 관공서가 공격당하는 사건까지 잇따랐다. 그후 김 위원장은 회령시의 대대적인 숙청을 지시했고 중앙과 도의 보위부, 보위사령부 등이 함북에 사찰 역량을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시찰한 어랑천발전소가 ‘16호 정치범 수용소’에서 30km가량 떨어진 인접지역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총기 분실 사건만 발생해도 총이 회수되기 전까지는 절대 해당 지역에 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치범들이 탈출해 잡히지 않은 지역을 둘러본 것이다.
김 위원장은 5일 근엄한 표정으로 청진 시내 중심에 있는 김일성 주석 동상을 방문한 뒤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 위원장의 시찰 일정은 신변 안전 때문에 북한에서는 1급 극비 사항으로 꼽힌다. 외부에 일정이 알려지면 즉시 해당 지역 시찰이 중단된다.
이번 시찰의 경우 일부 일정이 본보 취재에 따라 드러났기 때문에 일정대로 시찰이 계속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6일 북한 국경경비대원 20여 명이 중국으로 도주했다는 보도에 대해 최소한 그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완곡하게 시사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국경경비대원 탈출 보도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중국과 북한은 (국경 지역의) 각종 사건을 적절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 관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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