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은 마라톤? 릴레이?…韓총리 “결승점 가까워”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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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국무총리가 5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비전 2030 인적자원활용 2년 빨리, 5년 더 일하는 사회 만들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한명숙 국무총리가 5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비전 2030 인적자원활용 2년 빨리, 5년 더 일하는 사회 만들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한명숙 국무총리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국정에 관한 보고’를 놓고 말이 많다. 현 정부의 업적에 대한 자화자찬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20여 분간 진행된 국정보고에서 국민에 대한 사과는 한 차례뿐이었다. 그것도 단서를 달았다.

한 총리는 “그동안 거시경제의 안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과 양극화 등으로 서민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한 총리는 노무현 정부의 성과와 ‘장밋빛 전망’을 열거했다. 그는 “올해 안에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국내총생산(GDP) 1조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3000억 달러를 돌파한 수출은 세계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세 등에 힘입어 3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물가는 2% 후반대에서 안정되고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실질소득이 증가하는 등 체감경기가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도 최근의 안정세가 계속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 총리의 정부 칭찬은 이어졌다. “지속적으로 떨어지던 출산율이 지난해에는 높아졌다” “참여정부는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대화와 타협, 분권과 자율이라는 확고한 원칙하에 개혁 과제를 추진해 왔다” “정권에 봉사하던 권력기관이 국민을 위한 봉사기관으로 다시 태어나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각 분야에서 부패의 고리를 끊고 특권과 유착구조를 해체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다” “국가균형발전, 동반성장, 정부혁신, 인재양성 등 국가의 장래를 위한 건전한 토대 마련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중앙청사에서 ‘비전 2030 인적자원 활용 전략’을 발표하면서 “마라톤의 결승점이 가까워 왔다고 천천히 뛰지 않는다”며 “참여정부도 끝까지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자화자찬, 부창부수 보고’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한마디로 자화자찬의 부창부수로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다를 게 없다”면서 “잘된 것은 자신의 공이고 잘못된 것은 남의 탓이며 반성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를 공명하게 치르기 위해 정치인 출신인 한 총리는 사퇴하고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난 뒤 장기간 추진해야 할 일을 지금 발표해 차기 정부에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권은 마라톤이라기보다는 릴레이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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