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충돌로 신뢰 줄어…안보 넘어 경제동맹 추구를”

  • 입력 200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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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신뢰가 부족하며 양국의 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1∼2년에는 이 같은 긴장이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한미 간의 교류 증진을 위한 미국의 민간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조지타운대 교수는 2일 한미관계에 대해 이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창립 50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안보경영연구원과 함께 ‘한미관계의 미래’라는 주제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스타인버그 교수를 비롯해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제임스 레이니, 도널드 그레그,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등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대거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양성철 김경원 전 주미대사, 문정인 연세대 교수를 비롯해 외교통상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스타인버그 교수는 기조 발표를 통해 “한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대응을, 핵무기 확산을 걱정하는 미국은 한국이 햇볕정책으로 대북 유화책을 쓰는 것에 대해 각각 우려하며 대북정책의 기선을 잡기 위한 경쟁관계가 조성돼 있다”며 “현재 한미 간에는 신뢰 재구축이 필요하지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민족주의의 부상으로 불신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토론자로 나선 허버드 전 대사는 “불행하게도 의견차를 좁히고 합의점을 찾아내는 지도자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고, 오버도퍼 교수는 “몇 차례 전환기를 겪었던 한미관계가 최근 다시 한 번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어 한미동맹이 군사 분야를 넘는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향후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한미관계는 큰 전환기에 접어들 것”이라면서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동맹 등으로 발전해야 하며 이는 한미 간에 공통의 비전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인버그 교수는 “한미동맹이 비틀거리면 양국 모두 손해를 볼 것”이라며 “단지 한미 군사동맹이 아니라 항구적인 가치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포괄적인 동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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