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주자 반응… 박근혜 “독선적리더십 나라 망쳐”

  • 입력 2006년 12월 23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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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 대선주자 반응

노무현 대통령의 21일 ‘격정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2일 “남 탓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명박의 신중한 대응=이 전 시장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은 이날 하루 종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에 머물며 찾아온 사람들과 ‘릴레이 면담’을 했지만 노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저녁 열린 인천지역 연세대 고려대 동문회 합동 송년회 특강에서도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전 시장 캠프 내에서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얘기가 나왔을 뿐이다.

이 전 시장의 ‘무반응’ 대응은 ‘진정성’ 없이 말이 자주 바뀌는 노 대통령에 대한 반응이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듯하다.

이 전 시장의 노 대통령에 대한 생각은 최근 노 대통령의 ‘중도 사퇴 가능성’ 발언 때 드러났다. 이 전 시장은 “아마 속이 상해서 그랬을 거다. 이럴 때는 가만히 있어야 한다. 노 대통령 발언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노무현이 아닌 인간 노무현이 하는 말로 들으면 그렇게 말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자기 심정을 이야기한 것인데…”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독선으로 나라 망친다”=박 전 대표는 이날 동국대에서 한나라당 서울시당 주최로 열린 대학생 아카데미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과 정반대로 갔으면서 지금 와서 ‘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항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1년이 남았는데 어떻게 될 것이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이란 자리가 가문의 영광을 위해 있는 자리가 아니라 48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자리인데, (노 대통령은) 본인이 옳다고만 생각하는 독선적인 리더십으로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이라며 “희생할 때 희생할 줄 알아야 하고, 내가 조금 포기했을 때 사회의 이익이 커진다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며 차세대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희생’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당초 이날 경기 평택항과 용인시 등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예산안과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손학규, “자기 성찰부터 하라”=손 전 경기지사는 이날 이수원 공보특보를 통해 “대통령은 남 탓을 하지 말고 자기 성찰부터 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정치에 개입하기보다 경제와 민생을 챙겨달라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수원의 경기도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한 특강에서 “지사로 재직했을 때 7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 경험이 있다. 집권하면 1년에 50만 개씩 5년간 2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대선을 통해 나라를 바꿔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노무현 정권의 반사이익만으로 정권을 잡으려 하면 안 되며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정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역설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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