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고총리 기용 실패한 인사였다"

  • 입력 2006년 12월 21일 20시 09분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고건 전 총리 기용에 대해 "오히려 저하고 저희 정부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 왕따가 되는 그런 체제가 됐고, 중간에 선 사람이 양쪽을 끌어당기질 못하고 스스로 고립되는 그런 결과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통 상임위원회에서 "고건 총리가 다리가 되어 그 (사회지도층) 쪽하고 나하고 가까워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고 총리를 기용했었다"며 이같이 밝히고 "하여튼 실패한 인사다. 결과적으로 실패해 버린 인사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링컨 대통령의 포용 인사는 제가 김근태 씨나 정동영 씨를 내각에 기용한 그 정도하고 비슷한 수준인데, 저는 비슷하게 하고도 인사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고 사니까 힘들다"면서 "링컨 흉내 좀 낼려고 해 봤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재미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보수와 진보의 가교 역할을 기대하고 고 총리를 기용했었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라며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 "전쟁과 유사시를 항상 우리는 전제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중국도 그렇게 준비하지 않겠는가"라며 "(유사시) 어느 시설에 폭격할 것인지 마음대로 결정 못하는 나라가 중국한테, 북한한테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이것은 외교 상의 실리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전시 작전권 환수 반대론에 대해 "자기 군대 작전통제 한 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놔놓고 '나 국방 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오'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다는 것이냐"면서 "작전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몰려가서 성명내고, 자기들 직무유기 아니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명백히 국방장관을 지낸 사람들이 북한 유사시에 한·중 간의 긴밀한 관계가 생긴다는 사실을 모를 리 있겠는가"라며 "모든 것이 노무현 하는 것 반대하면 다 정의라는 것 아닌가. 흔들어라, 흔들어라. 난데없이 굴러 들어온 놈. 예, 그렇게 됐다"고 덧붙였다.

안보정책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정부가 안보, 안보하고 나팔을 계속 불어야 안심이 되는 국민의식과 인식이 정말 참 힘들다"며 "우리나라 안보 그렇게 북치고, 장구치고 요란 떨지 않아도 충분히 한국의 안전을 지켜 낼만한 국력이 있고 군사력이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상황을 되짚으면서 "북한이 쐈던 미사일이 한국으로 날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 않느냐"며 "아침에 보고 받고, 긴급히 안보상임회의를 소집하자고 했는데, 국민들을 놀라게 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해서 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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