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 있어도 한국군 우월적 균형”盧대통령 거듭강조 논란

  • 입력 2006년 12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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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7일 시드니 동포 간담회에서 “(북한에) 핵무기가 있다고 할지라도 한국의 군사력은 충분히 우월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핵무기 억지력은 미국이 확실하게 보장한다고 약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핵실험으로 남북 군사력 균형이 깨졌다는 군사전문가들의 시각과 다른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설사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을)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며 “정복할 수 없는 국가, 이길 수 없는 국가와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노 대통령은 “한국은 아직도 싸움을 아주 많이 한다. 나부터…”라며 자신의 ‘편 가르기식’ 정치 스타일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

노 대통령은 “옛날 군사독재와 싸우던 때 기억이 남아서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을 갈라놓았다”며 “토론을 하다 보면 더 좋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저 사람들은 옛날에 많이 해 먹던 사람, 많이 꼬불쳐 놓은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그쪽에서 보면 저 사람들은 만날 길거리에서 데모하던 사람이고 사고뭉치라고 서로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우리가 사상 투쟁을 오래했기 때문에 서로 인정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노 대통령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제안했다. 사실상 대연정 제안의 핵심이다.

노 대통령은 “나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고 이 점에 대해 국민에게 대단히 미안하다고 생각한다”며 “나의 정치적 역량이 부족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이뤄 내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받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의 이례적인 자기고백은 향후 정국구도 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드니=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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