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미 대사 "북-미 실무그룹 통해 불법행위 해결"

  • 입력 2006년 11월 2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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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일 "6자 회담 틀 안에서 구성될 북미 실무그룹에서 대북 금융제재를 야기한 불법행위와 관련한 문제점들을 협력해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국민대 특강에서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한 10월 31일 북-미-중 3자회동의 합의사항에 언급하면서 "우리는 북한과 토론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실무그룹을 구성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고 환영할 조치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국제사회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북한이 자기들에게 주어진 의무를 이행하도록 설득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버시바우 대사는 특히 "북한의 핵 보유는 파키스탄과 인도의 핵 보유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이란과 시리아 등 국가들과 테러리스트 집단에 핵무기 기술을 판매할 준비가 돼 있음을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키스탄과 인도는 핵 확산 위협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핵 비확산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반면 북한은 핵을 개발함으로써 한국과 지역 내 잠재적 위협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란, 시리아 등에 군사기술을 이전한 전력도 있다"고 덧붙였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문제의 근원은 북한이 이전에 했던 합의를 위반했고 오래 전부터 핵무기를 가지려는 야망을 키워 왔다는 것"이라며 "성공이냐 실패냐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지금은 세계가 북핵 해결을 위해 협력할 시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거듭된 대북 경고를 무시한 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한 사실에 대해 화가 나 있다"면서 "중국은 자국이 가진 지렛대와 영향력을 사용해 북한이 종전과 다른 길을 가도록 인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좀 더 나은 친구가 되었다"면서 "북한이 가던 길을 계속 가면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는 대열에 중국이 동참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 방위비 분담 협정에 언급하면서 "미국 입장은 공평한 분담에 이르기까지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분을 점진적으로 증액해야 한다는 것이며 (공평한 분담에 이른) 이후에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의 분담 비율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개성공단, 금강산사업, 확산방지구상(PSI)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 표명을 문제 삼은데 대해 "그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김 의장은 표현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나는 미국의 입장을 표명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 앞서 국민대 학생 7~8명은 강연이 진행된 학술회의장 앞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및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확대를 반대하는 내용의 피킷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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