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은 여당…신도시 발표 秋장관에 당정협의 거부당해

  • 입력 200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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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신도시 건설 계획과 관련해 당정협의를 열자는 건설교통부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건교부는 당이 요구한 당정협의를 일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가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신도시 건설 계획 발표가 당-정-청 협의 없이 이뤄져 문제가 있다며 경위 파악에 나선 가운데 당정 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인 주승용 의원은 27일 “신도시 추가 건설 계획이 발표된 23일 건교부에 당정협의를 제의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23일 오후 1시 40분경 추 장관에게 전화로 ‘당정협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추 장관은 ‘당정협의를 하면 언론이 알게 되고, 그러면 (신도시 예정지에 대한) 보안 유지가 안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그런데 신도시 건설 후보지가 인천 검단이라는 소문이 돌자 25일 건교부가 당정협의를 제의했지만 당 건교위원들과 논의한 끝에 ‘할 이유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향후 당정협의 계획은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 부동산발전특위 위원장인 정장선 의원은 “주택을 공급해 집값을 안정시킨다는 측면은 이해하지만 당과 아무런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데 대해 매우 서운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26일 건교위 소속 여당 의원들을 만나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다. 당정협의 절차를 못 밟아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 열린우리당 건교위원은 “다음 달 1일 있을 건교부 종합감사에서 당을 무시한 추 장관을 ‘혼쭐’내겠다며 벼르는 의원이 꽤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추 장관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추 장관이 부처 협의도 거치지 않고 투기과열 방지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사랑방 좌담회 하듯 즉흥적으로 신도시 계획을 발표해 온 나라가 투기 열풍에 휩싸여 있다”며 “대통령부터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오죽하면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추 장관 따라 강남 간다’는 말로 바뀌었겠느냐”며 “국민생활의 기초가 되는 부동산정책을 제멋대로 발표해 주택시장을 왜곡시키고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들어 서민을 더 어렵게 만든 책임을 지고 추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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