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꿈 접겠습니다”

  • 입력 2006년 10월 11일 03시 00분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소속 회원들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회관에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북한 핵실험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사진 제공 중소기업중앙회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소속 회원들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회관에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북한 핵실험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사진 제공 중소기업중앙회
2005년부터 개성공단 입주를 준비해 왔던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는 10일 ‘개성행(行)’을 완전히 포기했다. 3만여 개 의류 제조·판매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이 협의회는 개성에 아파트형 공장 용지를 분양받아 400∼500개 업체를 입주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 협의회 송병렬 사무국장은 10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신청자가 50%로 줄었는데, 현재는 개성공단 입주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이 모두 개성행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핵실험으로 개성공단에 대한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굳이 개성공단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중국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회원사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입주를 추진했던 중소기업들이 북한의 핵실험 사태 이후 ‘개성행’을 무더기로 포기하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을 받으려고 했던 업체들 중 상당수가 이미 분양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나머지 기업들도 개성행에 부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남대문시장 등에서 의류 생산과 판매업을 하는 150개 중소업체의 연합체인 ‘한국의류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도 개성공단에 아파트형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접었다.

이 연합회 이경섭 전무는 “북한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남북관계가 너무 급격하게 변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는 회원사들이 개성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며 “어느 날 갑자기 개성공단이 폐쇄될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개성행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또 “정부 지원이 많은 개성공단에 대해 미련을 둔 회원사도 간혹 있지만 그들도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에 관심을 가져왔던 한국도자기 측도 이번 핵실험 사태 이후 추진 계획을 완전히 포기했다.

중소기업들의 개성행을 조율하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개성 입주 희망 업체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현 시점에서 개성공단의 분양이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의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회관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은 민간사업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논리로 해석돼서는 안 되며 공단의 기업 활동이 계속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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