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선언 충격파… 증시, 北에 떨고 있다

  • 입력 2006년 10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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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체 장기화” vs “단기적 악재”

국내 금융시장이 ‘북한 핵실험 선언’ 악재를 만나 ‘폭풍전야’의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북한이 단순히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핵실험에 착수하면 증시와 외환시장에 미칠 파장은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내 증시는 이미 충격을 받았다.

3일 북한이 핵실험 선언을 공식 발표한 뒤 처음 열린 4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2일)보다 22.22포인트(1.62%), 코스닥지수는 9.67포인트(1.62%) 각각 급락하면서 장을 마쳤다.

특히 이날 오전장까지 소폭 하락에 그치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장중 한때 28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북핵 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현대증권 김지환 산업분석팀장은 “주식시장이 ‘고(高)위험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북핵의 부정적 영향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주식시장이 한번에 소화하기에는 너무나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은 과거 미사일 발사보다 더 큰 이슈이므로 국제사회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에 비춰 북핵 위기의 영향력이 일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북핵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하락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오히려 주가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원화 가치 약세 돌아서나

외환시장에서는 북핵 문제로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원화가치는 하락)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북핵 불안감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

실제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북한과 미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2003년 3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보름 만에 달러당 1190원에서 1250원으로 급등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원-엔 환율은 3원 이상 상승했다. 또 추석 연휴 기간 중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53.00원으로 950원대를 넘어섰다.

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위원은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오기 전까지는 환율이 요동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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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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