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한다” 공식선언…외무성 “자위력 강화 차원”

  • 입력 200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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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실험을 하겠다고 3일 발표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오후 6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전 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과학연구부문에서는 앞으로 안전성이 철저히 담보된 핵시험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미국의 반(反)공화국 고립압살책동이 극한점을 넘어서 최악의 상황을 몰아오고 있는 제반 정세 하에서 우리는 더는 사태 발전을 수수방관할 수 없게 됐다. 외무성은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치를 취하게 되는 것과 관련해 엄숙히 천명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외무성은 이어 “핵무기 보유 선포는 핵시험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서도 “절대로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를 통한 위협과 핵 이전을 철저히 불허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해 2월 10일 ‘핵 보유’를 선언한 뒤 핵실험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북한의 성명 발표 직후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고위급 대책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4일 오전 장관급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실험 실시 발표를 강하게 규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정부는 그동안 ‘북핵 불용’ 원칙을 수차례 언급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이미 마련된 ‘북한 핵실험 시 대처 방안’에 따라 북한의 핵실험 징후 포착을 위한 경보체제 강화 조치를 취했다.

한국과 미국의 외교 라인은 각급 레벨의 전화 접촉을 통해 북한 핵실험을 용납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송민순 실장은 이날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전화 협의를 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차관의 전화를 받았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중동 방문을 수행 중인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은 아시아 및 세계 평화와 안정에 용인할 수 없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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